"소프트볼이라고 하면 대구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들 겁니다."
소프트볼은 야구와 함께 2012년 하계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당했다. 하지만 야구가 여전히 국내 최고의 인기 종목인 반면 소프트볼에 대한 관심은 야구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럼에도 소프트볼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이가 김윤영(47)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 감독이다.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야구와 함께 소프트볼이 올림픽 종목에 포함될 거라 기대합니다. 그때를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실력을 갈고 닦아야죠. 국가대표 감독이 돼 대표팀을 본선에 진출시키고 싶어요."
김 감독은 국내 여자 소프트볼 1세대. 1988년 단국대 체대에 입학 후 소프트볼 동아리 '코알라'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이 종목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만 해도 실업팀은 전혀 없었고, 일부 대학이 동아리 형태로 소프트볼팀을 운영했을 뿐이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 소프트볼이 정식 종목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김 감독도 급조된 대표팀 명단에 들었다. 당시 대표팀 성적은 5개국 중 4위에 그쳤다.
"체대의 군기가 좀 세잖아요. 선배들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소프트볼을 시작했는데,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좋아했던 터라 금세 재미를 붙였습니다. 열심히 하다 보니 기량도 쑥쑥 느는 등 소프트볼의 매력에 푹 빠졌죠. 특히 멋진 수비를 해냈을 때의 쾌감과 성취감은 경험해봐야 알 수 있을 겁니다."
김 감독은 1997년부터 양평여자종합고등학교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 야구인 출신인 남자 지도자들 틈에서 살아남으려고 이를 악물고 매달려 박사 학위를 땄고, 지난해엔 국가대표 감독 자리에도 올랐다. 연애도 뒤로 미루고 소프트볼에만 매달렸던 탓에 아직 미혼이다.
경기도 평택 출신인 김 감독이 대구에 정착하게 된 것은 2011년 ㈜태왕이 만든 소프트볼팀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이후 이 팀은 대구시체육회를 거쳐 대구도시공사로 소속을 바꿨지만 사령탑 자리는 계속 김 감독이 맡고 있다.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은 감독과 코치 각 1명, 선수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코치 1명만 남성일 뿐 나머지는 모두 미혼 여성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전국적으로 소프트볼 실업팀은 모두 7개인데 대구도시공사 팀의 훈련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전에는 기술 훈련, 오후엔 체력 훈련을 하는데 그 강도가 높다 보니 우리 팀으로 오려는 선수가 많진 않아요. 대구도시공사와 시체육회 등 우리를 많이 도와주시는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죠. 기량을 빨리 발전시키려는 욕심이 있는 선수라면 우리 팀에 오는 게 좋을 겁니다."
우수 선수를 좀 더 확보해 올해 전국체전에선 최소 동메달, 내년엔 금메달을 따는 것이 김 감독의 단기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지역에 중'고교 팀을 창단, 소프트볼을 대구의 대표 종목으로 키우는 것이 꿈이다.
"지난해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그만뒀습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많은 관심을 쏟아주는 대구를 외면할 수 없었어요. 우선 이 팀을 잘 키우는 데 온 힘을 다할 겁니다. 이젠 대구가 제 고향이니까요. 그다음 목표가 올림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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