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다. 가정을 통해 따뜻하고 돈독한 가족애를 형성하는 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지키기 위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소망을 이루기 위한 방법에 대해선 잘 모른다. 행복해지는 법도 배워야 한다. 그 답을 찾아 아버지'어머니학교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아버지학교'
가정의 분위기는 가장인 아버지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버지들에겐 가정은 늘 관심 밖이었다. 아버지는 열심히 일하는 것을 핑계로 가정을 돌보는 일은 늘 아내의 몫이었다. 자연적으로 아버지는 가정과 자녀의 삶 속에서 밀려나 버린 존재가 되었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아버지학교'가 있다.
▷성요셉 아버지학교(천주교)=체험을 통한 변화에 역점을 두고 강의와 나누기, 실습 등으로 진행되는 아버지학교다. 아버지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자신의 이해와 변화를 통해 새로운 아버지로 거듭나는 '나와 아버지'를 시작으로 남편의 역할, 그리고 사명을 새롭게 이해하고 알아가는 '나와 동반자', 자녀에게 축복을 주는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생각해보고 변해가는 '나와 사랑의 열매', 자녀를 양육하는 의무에 대한 마음을 새롭게 정리하는 '나의 사명', 그리고 가족 피정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 주는 아버지의 새로운 출발과 아버지의 변화에는 가족 모두의 노력도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1박 2일 가족 피정으로 꾸며진다.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주제별 강의와 조별 나눔, 전체 나눔을 통해 아버지들의 화해와 용서, 치유와 회복, 아버지 스스로 변화와 성숙을 경험할 수 있다. 2005년 수원교구에서 시작된 아버지학교는 전국의 모든 교구로 확산되면서 천주교 가정사목의 중요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아버지학교를 수료한 최인수(49) 씨는 "교육 후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일이 먼저였다면 이젠 가정이 먼저"라고 했다. 김정열(47) 씨 역시 "이 과정을 수료한 뒤부터는 아이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아이의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한다"라며 "이곳은 나쁜 아버지들이 오는 곳이 아니다. 몰라서 못하는 아버지에게 권하고 싶다"고 했다.
대구대교구 가정담당 강영목 신부는 "'가화만사성'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말이 있듯이 모든 출발은 가정이다. 모든 것이 가정과 연관돼 있다"며 "아버지학교는 문제 있는 아버지들이 오는 곳이 아니라 더 좋은 남편, 더 나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교육 후에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란노 아버지학교(개신교)=5주간 아버지의 영향력, 아버지의 남성, 아버지의 사명, 아버지의 영성, 아버지와 가정을 주제로 한 강의, 소그룹토론, 발표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주에 열리는 아내의 발을 닦아주는 세족식. 조명이 꺼진 상태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세족식에서 남편들은 아내의 발을 물로 깨끗이 닦아주면서 참회와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아버지학교를 나온 김경수(49) 씨는"'가족'이라는 이유로 가족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모토, 그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프로그램이다. 모든 아버지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태우(53) 씨는 "예전에는 '아내와 자식들이 잘해야 내가 잘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버지학교에 참가한 후 '부부와 자식 사이에는 그냥 해주는 것'이라고 인식이 바뀌게 됐다. 이제 가정의 평화가 있으니 행복하다"고 했다. 일과 술로 이혼 직전까지 몰려 아버지학교를 찾은 회사원 김모(57) 씨는 가족들에게 편지쓰기, '자녀가 사랑스러운 20가지 이유 작성하기' 등의 과제를 하며 식구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김 씨는 "자녀들이 장성한 시점에서 그동안 뭘 했나 되돌아보게 된다. 이혼까지 가는 것만은 막아보자는 차원에서 참여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가족과 화합하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신규수 두란노 아버지학교 대구지부장은 "아버지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잘못된 나의 모습을 깨닫고 바람직한 아버지상, 남편상을 배우게 될 것"이라면서 "저 역시 지금까지 선택한 것 중에서 가장 잘한 것이 아버지학교 입학이었다"고 했다.
◆어머니학교
어머니학교도 있다. 성모마리아 어머니학교(천주교)는 어머니의 정체성을 찾고 어머니의 역할과 위치를 현대의 가정 속에서 재조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나는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여성의 새 이름 엄마' '소통하는 부부' '어머니의 영향력' '어머니의 영성' 등 5주간 교육으로 짜여 있다.
두란노 어머니학교(개신교) 역시 여성상의 회복, 아내로서의 사명, 어머니의 영향력, 기도하는 어머니, 십자가의 사명 등 5주간 프로그램이 있다.
두란노 어머니학교를 수료하고 현재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임춘희 씨는 "예전에는 이해를 못 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배웠다"며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도 주변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정연옥 대구지역팀장은 "지금껏 너무 내 위주로 살았구나. 남들도 나처럼 상처와 고민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면서 "내가 먼저 바뀌고 달라지면 상대방도 바뀐다"고 했다.
두란노 어머니학교 한화섭 지도목사(칠성교회 담임목사)는 "'어머니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말처럼 가정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부모가 바로 서면 자녀 교육은 저절로 된다"고 말했다.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좋은 아버지는…아이들 단점보다 장점을 보고 대화로 풀며 '따뜻함' 심어줘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최고의 아이를 만든다'는 말이 유행처럼 나돈 적이 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그만큼 아버지 노릇 하기 힘들다. 현재 아버지가 자라면서 느낀 좋은 아버지의 모습과 요즘 아이들이 느끼는 좋은 아버지의 모습이 달라서 더 힘들다. 과연 좋은 아버지는 어떤 아버지일까?
▷함께 여행하기=자녀와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추억이 있어야 한다. 특히 자녀와 갈등이 있을 때는 여행이나 등산, 요리, 운동 등을 같이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칭찬해 주는 아버지가 되자=자녀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고,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면 단점은 언젠가 없어진다 ▷가정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자=가족 구성원 모두가 집으로 돌아올 때 반갑게 맞는다. 인사만 받는 아버지가 되지 말자 ▷서점'도서관 함께 가기=자녀와 함께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어떤 성향인지 알 수 있다 ▷자녀 학교에 가보기=한 학기에 한 번이라도 아이가 공부하는 교실을 찾아가자. 가능하면 선생님과 자녀에 대한 대화를 나누어 보자 ▷가족에게 편지 쓰기=백 마디 말보다 한 줄의 글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자녀와 부모님의 고향에 함께 찾아가기=이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 ▷일주일 중 하루는 가족의 날로 정하자=자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아버지를 이해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간섭 말기=작은 결정이라도 스스로 내리게 하고 결정한 이후에는 믿어주자 ▷아버지도 감정을 가진 인간임을 보여주자=아버지는 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매이지 말고 슬플 때 울고 기쁠 때 웃을 수 있는 인간임을 보여준다 ▷준법을 지키는 아버지가 되자=조그마한 것이라도 원칙과 질서를 지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자 ▷약속을 지키는 아버지가 되자=아버지 스스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된다면 자녀는 저절로 약속이 지켜지는 사회에서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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