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 막창 축제보다 불량 막창부터 먼저 뿌리 뽑아라

대구지검이 냉동 막창을 냉장 상태로 유통한 혐의로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수입 냉동 막창의 원료 404t을 냉장 상태로 전국의 식당에 공급했다. 현행 축산물위생관리법에는 냉동 제품은 해동이나 냉장 상태 유통은 금지한다. 또 외국산 냉동육 83t은 국내산으로 둔갑시켰다.

더욱 기막힌 것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냉동차량을 사용하지 않고 아이스 팩을 넣은 종이 상자로 포장해 일반 택배 차량으로 공급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이 유통한 막창의 일부는 부패했고, 제조 공장에서 보관 중인 제품에서는 살모넬라,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검출됐다. 급성위장염이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들이다.

막창은 대구의 대표 음식이 된 먹을거리다. 이는 현재 대구에 780여 개의 막창 가게가 있고, 전국 막창 프랜차이즈 업체 24곳 가운데 11곳의 본사가 대구인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에 맞춰 대구시는 치킨과 맥주를 결합한 치맥 축제에 이어 막창 축제 개최, 특화 거리 조성, 막창의 브랜드화 등으로 막창을 미래 먹을거리 사업으로 키울 계획까지 세웠다. 그런데 대구지검에 붙잡힌 이들의 범죄 행태는 이러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하다.

국민 건강과 직결하는 먹을거리에 장난을 치는 불법 행위는 적발할 때마다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어도 엄벌해야 뿌리 뽑을 수 있다. 대구시도 불법 막창이 광범위하게 퍼진 것을 참작해 막창을 대구 대표 먹을거리로 키우기 전에 안전함부터 담보해야 한다. 위생적으로 완벽한 식품임을 전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제조에서부터 유통 과정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불량 막창이 판을 치면 아무리 많은 홍보와 거창한 잔치를 벌여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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