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우주 쓰레기

1957년 10월 카자흐스탄의 사막에서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다. 위성은 농구공 크기에 무게는 83㎏ 정도였다. 위성은 지구 900㎞ 상공을 돌며 96분마다 지구에 일정한 신호음을 송신했다. 하지만 그까지였다. 이 위성의 수명은 3개월이었다. 이듬해 1월 수명을 다한 스푸트니크 1호는 우주 쓰레기 1호가 됐다.

소련의 위성 발사에 경악한 것은 미국이었다. 위성을 쏘아 올릴 기술력이라면 핵폭탄을 실은 대륙간 탄도미사일도 시간문제라는 예상이 미국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미국은 이듬해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미국과 소련은 우주 공간을 두고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 경쟁엔 1970년대 프랑스와 중국, 일본, 영국 등 4개국이 가세했다. 지금은 인도와 이스라엘, 이란과 남'북한이 함께하고 있다.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은 우주 쓰레기로 남는다. 우주 공간엔 이뿐 아니라 우주에서 분리된 우주발사체, 우주비행사가 떨어뜨린 볼트나 너트 등 잔해들로 넘쳐 난다. 우주 쓰레기는 그 크기가 10㎝ 이상은 돼야 레이더로 추적이 가능하다. 미 국방성이 추적하는 것만 3만 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가 작아 추적 불가능한 것까지 포함하면 개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작다고 우습게 생각할 수도 없다. 이들 우주 쓰레기는 적어도 초속 7.9㎞의 어마어마한 속도로 우주공간을 떠돌기 때문이다. 크건 작건 우주 쓰레기는 우주 공간에서 충돌 시 치명적이다.

실제로 2009년 2월엔 미국의 이리듐 33 위성이 수명을 다한 구소련의 정찰위성 코스모스 2251과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이 막판에 궤도 변경을 시도했지만 막지 못했다. 우주 공간에서 초속 10㎞로 움직이는 물체를 조작하는 것은 간단치 않다. 이 충돌로 우주 공간엔 한꺼번에 1천500개가 넘는 우주 쓰레기가 생겼다.

최근 북한이 우주 쓰레기를 또 보탰다. 그것도 무게 200㎏인 대형 쓰레기다. '광명성 4호'를 쏘아 올리며 장거리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 발사라고 둘러댔지만 궤도에 안착하지 못해 우주 쓰레기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북은 김정은이 나서 '성공'이라며 축포를 터뜨리고 있다. 위성 발사가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이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그들 말대로 위성 발사였다면 초대형 우주 쓰레기를 양산하고선 축하할 리 만무하다. 게다가 3억달러짜리 쓰레기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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