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종걸 원내대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안 있는 비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의 17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은 제1야당의 무능함을 폭로한 '대안 없는 비판'이다. 이 원내대표는 연설 대부분을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국회연설에서 밝힌 북핵 대응 조치를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은 "국민에게 '분단 쪽박'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는 "모순적이고 아마추어적인 외교정책의 단면"이라 했으며, 국제공조 하의 대북 압박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완벽한 공조가 어려운 지금, 북한 붕괴를 가져올 압박 수단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런 주장이 얼마나 공감을 얻을지 의문이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한 여론은 반대보다 찬성에 더 기울어져 있다. 자신의 견해와 맞지 않는 여론은 나쁜 여론이란 오만함이 엿보인다.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를 위해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다. 사드 배치가 안 된다면 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북 제재를 위한 중국, 러시아와의 공조 역시 어렵다고만 할 것이 아니다. 그래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지금은 어렵지만, 정세 변화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는 문제다. 중국, 러시아와의 공조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접근해야 할 문제이지 지금 안 되니 앞으로도 안 될 것이라고 포기할 것이 아니다.

결국 이 원내대표의 연설은 비판을 위한 비판에 지나지 않는다. 제1야당은 정부가 잘못한 것을 지적하고 비판할 수 있고, 또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러나 비판으로 끝나서는 남는 것이 없다. 대안 없는 비판은 공리공론(空理空論)밖에 안 된다. 제1야당이라면 대안을 마련하고 제시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원내대표는 더민주당이 그런 능력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과 같다. 그 정도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원내대표의 연설은 함량 미달의 정부 발목 잡기라는 비난을 들어 마땅하다.

이 원내대표는 "20대 총선에서 승리해 개성공단부흥법을 만들어 개성공단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런 계획에 국민이 얼마나 공감할지 의문이거니와 대안을 제시할 뜻도 능력도 없는 야당에 국민이 표를 몰아줄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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