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19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2010년 6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달러당 1천240원에 근접하는 등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은 불과 40여 일 만에 5.3%가량 급등했다. 이날 외환 당국의 대응 발언과 시장 개입성 매도 주문이 나오자 1천234.4원에 마감했다.
올들어 달러화의 지속적인 강세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에다 국제유가 하락,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의 쏠림 현상이 커진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도 잠재적 환율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 채권을 대량 매각하고 투자금을 빼가는 움직임도 원화 가치 하락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기업에게는 가격 경쟁력과 채산성이 좋아지고 환차익 발생 등 장점도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 등 실물경제에 불안감을 키운다는 점에서 부작용도 만만찮다. 특히 부족한 자금을 달러화로 빌린 은행과 기업, 정부의 이자 부담이 환율 급등으로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개혁 등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자칫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하거나 전망이 어두울 경우 외환 부족 등 심각한 파장을 낳게 된다.
무엇보다 환율이 연일 큰 폭으로 오르내리며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우리 경제에 득보다 실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는 환율 불안에 대비한 정책과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정부나 외환 당국이 최근의 원화 가치 급락을 일시적 환율 변동세로 보고 안이하게 판단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외환시장 변동은 구조적인 문제나 분명한 움직임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힌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 과민 반응도 문제이지만 국제금융시장의 추이나 환율 변동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통화 스와프 등 필요한 정책과 조치를 세밀히 강구하고 시장 변동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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