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스라엘에서 배운다] 연 강수량 700mm 한국의 절반, 팔레스타인에 물 수출 '반전\

사막을 옥토로 바꾼 네타핌 부근 한 농장 모습. 뒤로 펼쳐진 네게브 사막과 푸른 농장이 대조를 이루며 이스라엘 농업의 기적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사막을 옥토로 바꾼 네타핌 부근 한 농장 모습. 뒤로 펼쳐진 네게브 사막과 푸른 농장이 대조를 이루며 이스라엘 농업의 기적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사막의 나라' 이스라엘에는 4월부터 10월까지 비가 거의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다. 산, 계곡, 들판이 있지만 자갈과 모래와 바위로 대부분 뒤덮여 있는 황량한 땅을 갖고 있다. 강이라고 해야 바닥이 거의 드러나 보이는 요단강이 고작일 뿐이다. 이스라엘 연 강수량은 700㎜로 우리나라의 절반밖에 안 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숱한 역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선진 농업국가가 됐다. 효율적인 관개시스템을 개발하고 첨단 기술과 농업을 접목한 것이 25년 동안 농업 생산성을 16배나 높인 비결이다.

◆물 수출하는 나라

세계적인 농업국가 이스라엘을 배우기 위해 전 세계에서 농업 기술자들의 견학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축산기술 경우 평균적으로 젖소 한 마리가 1년 동안 생산하는 우유의 양은 8천ℓ지만, 이스라엘 젖소의 연간 생산량은 1만3천ℓ 이상이다. 바나나, 오렌지는 물론 상추, 배추, 가지, 오이, 호박 등을 유럽시장으로 내다 팔고 있다. 곡물은 동일한 면적에서 수확할 수 있는 양을 두 배, 세 배로 늘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스라엘은 물 수출국이다.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 주변국으로 수출한다. 폐수 재활용률은 86%로 세계 1위다. 2위인 스페인의 재활용률은 22%다. 바닷물을 정수하는 시설인 해수담수화 플랜트도 세계 최대 규모 2기가 이스라엘에 있다. 이스라엘 전체 물 사용량의 약 60%를 해수담수화로 충당한다.

◆'끄부짜', 기적의 원천

황량한 광야를 비옥한 농토로 바꾼 원동력으로 꼽히는 것이 키부츠 집단농장이다. 키부츠는 히브리어로 '그룹'이라는 의미를 가진 '끄부짜'에서 유래했다.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건설을 위해 다시 모여 버려진 땅을 개척한 후 이룬 농업 위주 기반 공동체이다. 토지는 국유로, 생산 및 자동차, 집, 교육, 생활비까지 공동 소유로 하며, 구성원의 전체 수입은 키부츠에 귀속된다. 주거는 부부 단위로 할당되고, 세탁과 젖소 키우기, 가게 점원 등 활동은 나눠서 하고 자기에게 맞지 않는 일은 바꿀 수 있다.

이스라엘 농업 인구는 6만4천여 명으로 한국(163만3천 명)의 4%에 불과하지만 농업 수출액은 한국의 73%에 이른다. 수출에 유리한 작물을 국가 차원에서 선정해 농민들에게 보급한 뒤 농업 예산의 20%를 들여 R&D까지 나선 결과다.

◆세계적 기업 '우후죽순'

'골든 시드'로 불리는 육종(종자의 유전적 품종 개량) 기술 부문에서는 카이마라는 회사가 유명하다. 이 회사는 2006년에 창업했으며 차세대 종자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농업 벤처회사다. 토마토 종자만 1천200개를 보유한 이 회사는 한국에도 종자를 수출한다. 세계 3대 곡물(밀'쌀'옥수수) 종자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작물 수정 기술 부문에서는 바이오비라는 농업용 곤충 활용 회사의 기술력이 앞서 있다. 현재 전 세계 주요 100대 농작물의 71%가 꿀벌을 통한 수정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회사는 꿀벌 대신 호박벌을 활용하는 독특한 작물 수정 시스템을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호박벌은 꿀벌과 비교할 때 추운 날씨에도 일을 하고 한꺼번에 도망치는 일도 거의 없다. 이스라엘 토마토 재배농가 경우 이 기술로 생산성이 25%가량 향상됐다.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

"상상하지 않으면 농업은 기존에 알고 있던 농사에서 그치겠지만, 끊임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커가는 이스라엘의 농업만큼은 95%가 과학이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우리 농업의 6차 산업화(1차 산업인 농업에 2차, 3차 산업의 특징을 가미하는 것)가 이스라엘 사막에 나무를 심는 것보다는 훨씬 쉬울 것이다. 우리 농업도 이스라엘처럼 조직화와 첨단 기술 접목, 젊은 인력 확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