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서문시장을 창조형 관광명소로

서문시장은 조선시대 전국 3대 장터 중 하나로 영남권역에서 최대 규모 전통시장이다. 2만여 명의 상인이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서문시장이 대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성공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 보았다.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조사 결과, 대구의 관광호텔에 투숙한 외국인 23만6천여 명 중 0.8% 즉, 1천 명 중 8명만이 서문시장을 찾고 있다. 매우 적은 수치이다. 방문객 타깃별 맞춤 즐길거리, 쇼핑거리, 체험거리를 잘 구성해서 21세기 창조형 융복합 관광시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올해 '대구·경북 방문의 해'를 맞아 우리나라에 오는 중국인 관광객만이라도 서문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먼저 서문시장의 주력 아이템인 직물을 관광상품화한 특화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의류 전문가, 디자이너, 제조업자 등이 함께 'Made in 서문시장' 브랜드를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것이다. 시장 내에서 패션쇼를 열거나 퍼레이드를 하는 등 각종 이벤트까지 열린다면 '의류·패션'의 새로운 브랜드 창출 및 문화복합공간으로 탄생시킬 수 있다.

둘째, 주부 및 어르신 고객 중심인 과거형 전통시장의 이미지를 탈바꿈시켜야 한다.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는 흥미로운 아이템을 발굴하여 장래적 시장수요 창출도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시장 관광에 재미를 붙이도록 청소년 선호 콘텐츠와 제품을 집중 개발하고 마케팅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점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시장문화가 새롭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경상북도의 경우 청년 상인의 창업을 지원해 젊은 층의 유입을 통한 전통시장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경북도 내 전통시장의 유휴 점포를 활용해 32개 청년창업 점포에 점포 임차료, 인테리어 비용, 홍보비 등을 2천5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시장상인 워크숍, 선진시장 비교 견학 등을 통해 상인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셋째, 외국인 대상 신한류 콘텐츠, 즉,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지역 생산 화장품 매장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 대구연구개발특구의 주요 전략 산업 중 하나인 k-뷰티 글로벌 코스메틱 산업은 성장성이 큰 산업이다. 서문시장이 관광명소가 되고 k-뷰티 열풍이 일어나면, 지역의 화장품 생산 기업이 늘어나고, 고용창출도 증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IT를 활용하여 방문객의 이용 편의성을 제고해야 한다. 디지털 안내 플랫폼을 구축하여 방문객의 위치기반 서비스(로드뷰), 매장별 상품 소개, 세일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도 좋겠다. 공공와이파이존 확충, 지역 여행 정보, 쇼핑, 음식, 숙박 등의 정보 제공과 종합안내 포털 외국어 서비스 등은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층에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사실 이제 대구는 문화, 공연, 축제의 도시 이미지가 높아졌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컬러풀대구페스티벌, 그리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대구치맥페스티벌 등 대구의 다양한 볼거리로 타 지역 시민들의 발걸음이 많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대구의 문화, 공연, 축제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다. 각종 공연, 축제와 연계해 '서문시장의 날'을 운영하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전통시장은 오래된 한국의 문화이다. 서문시장을 문화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개발·발전시킨다면 서문시장은 전통과 미래가 잘 어우러진 대한민국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서문시장의 특별한 전통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이용자 만족도 제고, 시장문화체험 기회 마련 등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 서문시장의 특색과 개성이 드러나도록 변화를 주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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