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하 재선충병) 확산 조짐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전수조사에서 재선충병으로 말라죽은 소나무가 무더기로 발견돼 이를 잘라내는 등 확산을 막으려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9일 오전 11시쯤 북구 동변동 가람봉(해발 278m) 인근. 산 중턱의 소나무 수십 그루가 베어져 있었다. 지름이 10~30㎝에 이르는 나무들이 밑동만 남았다. 나무통은 약 1m 길이로 다시 잘게 잘렸다. 약 1만여 ㎡ 넓이의 산 곳곳에 벤 소나무를 녹색 천(방수포)으로 덮어놓은 뭉텅이 40~50개가 봉분처럼 놓여 있었다. 재선충병의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살충제를 뿌린 뒤 덮어 놓은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수조사를 벌여 동변동 일대 1천800여 그루의 소나무가 말라죽은 것을 확인했다. 고사(枯死) 원인은 시료(3그루)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재선충병 감염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와 북구청은 지난달부터 1억9천만원을 투입해 방수포와 살충제를 사들이는 등 긴급방제에 나섰다. 북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이번 감염은 과거 인근에서 발생한 재선충병이 넘어왔거나 주변 국도와 고속도로를 통해 매개 곤충이 이동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3월 말까지 감염이 확인된 나무를 모두 제거하고서 감염 구역 주위로 약품을 뿌리는 등 확산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재선충병은 크기 1㎜ 내외의 실같이 생긴 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몸에 서식하다가 나무에 침입하면서 발병한다. 감염되면 수분과 양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나무를 죽게 만드는데 치료약이 없다. 이 때문에 감염된 나무를 제거하고, 나머지 정상인 나무에 예방주사를 놓거나 약을 살포해 매개 곤충의 번식을 막는 방법밖에는 해결책이 없다.
대구시는 매개 곤충을 잡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이달 말까지 5개 구'군 110㏊에 걸쳐 나무 주사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더불어 다음 달 초부터 7월까지는 약을 살포하는 방제를 한다. 대상은 북구와 동구, 달성군 등 3개 지방자치단체의 임야 약 7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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