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9월 소련에서 한 인물을 기념하는 우표가 나왔다. '무함마드 이븐 무사 알콰리즈미'의 출생 1천200주년 기념우표다. 그는 방정식의 체계적인 해법과 0에 대한 새 개념을 전파한 9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로 수학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알콰리즈미는 825년 압바시드 왕조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복원과 대비의 계산'(Kitab al-jabr w'al-muqabala)이라는 수학 교과서를 펴냈다. 이 책이 12세기 라틴어로 번역돼 유럽의 실용 수학을 이끌었다. 영어의 '앨지브라'(Algebra'대수학)도 '산법'이라는 뜻의 알 자브르(al-jabr)에서 비롯했다. 알고리즘(algorithm) 또한 알콰리즈미의 이름에서 나왔다.
그는 천칭을 이용해 뛰어난 방정식 해법을 제시했다. 이를 알고리즘이라고 하는데 문제를 푸는 공식과 단계적 절차, 방법을 통칭하는 용어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정밀한 알고리즘의 집합체라고 한다. 알고리즘은 빠른 연산 능력을 가진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고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하는데 적용되는 '사물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사회를 알고리즘의 시대라고 말한다. 음료수 자판기나 입출금기, 엘리베이터에도 간단한 알고리즘이 쓰인다. 컴퓨터 과학의 발전으로 인터넷 검색엔진이나 주식투자, 게임 등에 매우 정교한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무인자동차나 '알파고'와 같은 바둑 프로그램은 고도의 알고리즘으로 인간 능력에 도전 중이다.
외신의 보도대로 이세돌이 구글의 알파고에 연이틀 피를 흘렸다. 알파고를 움직인 알고리즘의 무서운 진화 속도에 모두 크게 놀랐다. 복잡한 과제에 도전하는 알파고의 딥러닝 기술 성능이 인공지능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알파고는 문제 해결 능력과 연산의 고속화 기술을 더 확장시키고 최적화한 뛰어난 알고리즘의 산물이다.
문제는 이런 인공지능(AI)이 몰고 올 변화다. 30년 내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이 출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만약 기계가 모든 인간의 일을 대신하거나 생명을 위협한다면 두려운 일이다. 컴퓨터 버그에서 보듯 완벽한 프로그램은 없다. '알고리즘은 신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오류나 부실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가 인간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단지 창조자 인간의 상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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