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 아니 그러한 길을 찾아내려는 시도이다. 어떠한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된 적은 없다. 하지만 누구나 목표를 거기에 두고 힘껏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헤르만 헤세, 중에서)
작가는 자신의 정신세계나 사상을 작품 속에 담아내어 독자와 소통합니다.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누구보다 인간의 내면과 '자기 스스로가 되는 길'에 몰두했고 그것을 삶 속에서 실천한 작가입니다. 그런 그의 정신이 가장 잘 나타난 작품이 바로 '데미안'입니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처음 접하는 '어둠의 세계' 속에서 공포에 떨며 지내다 현명하고 성숙하며 신비로운 느낌을 가진 전학생 데미안을 만나 '어둠의 세계'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데미안은 신(神)에 대한 상식을 깨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싱클레어를 혼란에 빠뜨림과 동시에 새로운 사고와 세계로 이끌게 되지요. 둘은 서로 다른 곳에서 공부를 하게 되면서 멀어지지만 싱클레어는 데미안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자신의 사상과 전혀 다른 내용을 가르치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합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을 인도하는 힘-자기의 길에 몰두하다 찾게 된 힘에 이끌려 데미안과 그의 어머니 에바 부인을 만나게 되고 깊은 영감을 받아 방황을 끝내게 됩니다. 평화로운 생활을 하던 그들에게 전쟁이 닥치고 전장에 나가 부상을 입은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이 찾아와 말합니다.
"언젠가 다시 내가 필요할 거야. 그때는 나를 불러도 말을 타거나 기차를 타고 올 수가 없어. 그땐 너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해. 그러면 네 마음속에 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데미안이 떠난 후, 부상 치료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싱클레어는 자신의 마음속 운명의 모습이 데미안과 똑같이 닮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소설은 끝이 납니다. 데미안으로 인해 각성하고 영감 받던 싱클레어는 어느덧 오랜 시간 자신을 인도해 온 데미안과 같은 모습으로 성장한 자기와 마주하게 된 것이지요. 그가 마주한 데미안은 결국 그만큼 성장한 자신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소설 속 싱클레어의 마지막 모습을 통해 동그란 안경 너머로 번뜩이는 지성과 감성이 점철된 헤르만 헤세의 눈동자가 우리에게 나직이 말을 걸어옵니다.
네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 네 안의 목소리가 가진 힘을 믿으라. 그리고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자신'이 되어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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