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 전체 36%
둘째 자녀갖기 위한 육아시설 확충을
中 조선족·러 고려인도 한민족 인구 자산
늦기 전에 유입시킬 정책 변화 찾아야
미국 통계국의 '늙어가는 세계 2015년'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 대한민국이 너무나 빠르게 늙어간다. 2050년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40% 이상인 일본에 뒤이어 36%까지 높아지며 세계 2위가 될 거라는 예측이다. 이게 고령화의 탓만이랴? 나라가 늙어가는 데 보탠 또 하나가, '성공의 저주'라고도 불릴 수 있는 우리의 가족계획정책이다. 필자가 클 때만 해도 가족당 5, 6명의 자녀는 보통이었다. "다 제 먹을 거는 타고난다"며 없는 살림 속에서도 별걱정 없이 옹기종기 아들딸을 낳았었다. 그런 다출산이 어느새 초저출산이란 대세로 굳어졌고, 자랑스럽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말았다. 젊은 미혼세대들은 "언제 결혼하느냐?"는 소리가 듣기 싫어 명절에 고향에도 안 간단다.
필자는 딸 딸 아들로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장남이라 집안의 성화가 깊은지라 막내를 1990년대의 '잘 나은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힐난 섞인 슬로건을 들으면서 낳았다. 주위 모두가 좀 무식 용맹하니 한심스럽다는 눈치였고, 또 공무원이었기에 정부 시책에 부응하지 못한 죄로 부가 혜택을 못 받는 등, 소소한 불이익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세월은 흘러서, 늦둥이까지 합쳐 3자녀라는 거창한 대가족이 된 게 만인으로부터 부러움을 받는 200점짜리 드문 가정이 될 줄이야 누가 상상했을까. 또 해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아무래도 형제자매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아선지 저희끼리 의지하며 그렇게 우애가 좋을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하면, 필자가 막둥이를 볼 때, 바로 그때가 우리의 인구정책을 전환했었어야 했던 때가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바른 정책 하나의 실기는, 국가가 엄청난 재원을 쏟아부으면서도 호전시키지 못 하는 걸 보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소름이 끼친다. 더 늦기 전에 인구정책에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해야겠다.
우선 안으로는 자녀를 더 출산하도록 실질적인 출산정책을 가다듬어야겠다. 애 하나 낳아서 모든 경제력을 올인하며 완벽에 가깝게 키우려는 젊은 세대의 마음과 노고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첫애가 3, 4세 되어 둘째를 가져야 할 시기이면 첫애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열악하지 않은 어린이집이나 놀이방이 쉽게 찾아져야 한다. 필자의 큰딸도 둘째를 가지고 싶어 하는데도 애를 맡길 놀이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결국 우리 옆으로 이사를 왔다. 사위는 사위대로 애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 둘째를 못 가지겠다고 하니 이를 어쩔 것인가.
또 바깥으로부터의 인구 유입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한 정당 대표께서 조선족의 이민을 언급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사회적 협의를 거치기도 전에 쑥 들어가 버렸다. 언어도 피부색도 다른 이민을 받아들이는 게 얼마나 많은 문제를 낳는지는 삼척동자도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용기 있게 이민을 받아들이며 적정 인구수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미래에 터져 나올 문제에 지레 겁먹기보다는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면서 힘없이 주저앉을 국가의 존망을 더 걱정하는 까닭이리라. 지금은 우리보다도 세계가 대한민국의 저출산이나 고령화를 더 걱정하는 것 같아 유감천만이다.
그럼에도 희망이 없지는 않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한민족에게는 엄청난 인구 자산이 세계 도처에 퍼져 있다. 중국의 조선족만이 다가 아니며,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등에도 당당한 고려인이 많지 않은가. 그들은 우리와 같은 DNA와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 그들을 우리 사회로 유입시킬 수만 있다면 인구문제 해결에 적잖게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화 시대, 통합의 시대에 조선족이, 고려인이 양쪽 국가 간의 상생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하게끔 정책적으로 배려한다면 상대국도 반대만 하지는 않으리라 여겨진다. 제20대 국회의 선량들을 뽑기 위해 온 나라가 들썩인다. 이들이 지혜를 모아서, 대한민국의 인구문제를 해결하길 두 손 모아 기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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