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제야 무릎 꿇은 새누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구시민 100명에게 들었습니다…"표 달라 떼쓰는 격" vs "사죄는 잘한 일"

새누리당 후보들이 무릎 꿇고 용서를 빈 데 이어 '100배 사죄', '삭발 사죄' 등으로 대시민 사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공천 파동, 존영 파동으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대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들이 '용서와 읍소'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매일신문이 대구 5개 선거구 유권자 1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앙케트를 한 결과 '오죽했으면' 하는 안타까운 반응과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쇼'라는 시큰둥한 반응이 동시에 표출됐다. 연령과 성별에 따라 사과를 받아들이는 강도가 달랐고 특히 수성갑과 동갑 등 새누리당 후보와 야당'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곳에서는 유권자들이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젊은 층은 새누리당의 사죄 퍼포먼스가 한마디로 '쇼'라며 돌아선 대구 유권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았다. 자신을 군인이라고 밝힌 김모 씨는 "사과할 짓을 왜 하고 사냐. 선거 때만 되면 표 달라고 떼쓰는 격이다"고 했고, 50대의 한 주부는 "후보들이 절을 하던데 한마디로 웃긴다. 요즘 사람들이 그런 동정론에 흔들릴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했다.

반면 수성구에서 만난 김O중(78) 할아버지는 "지금 수성구가 번화한 것은 다 높으신 분들이 베풀어서 그렇다. 잠깐 힘들다고 해서 은혜를 저버리는 것은 몰염치한 짓이다"고 했고 김O정(82) 할머니는 "새누리당이고 뭐고 다들 잘못한 부분이 많았다. 새누리당이 먼저 사죄한 것은 잘한 일이다"고 했다.

사과의 강도가 약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진정성을 제대로 보인다면 지지하겠다'는 의사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달성군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정O대(47) 씨는 "대구 전체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했고, 같은 지역에 사는 김O솔(31) 씨는 "사죄하는 모습을 알리지 않았다면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받는 사람이 있어야 용서라도 해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후보들도 시민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새누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후보가 비를 맞고 절을 하면 격려해주는 유권자도 많다. 진정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 유권자들의 마음은 새누리당으로 돌아설 것이다"고 기대했다. 반면 야당 관계자는 "집권 여당이 당당하게 정책과 인물로 승부하지 못하고 이런 사죄 퍼포먼스로 위기를 넘어가려 하는 것은 결국 정치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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