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역대 어느 때보다 대구의 결과가 전국적인 관심이다. 선거 7일 전부터는 여론조사 발표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6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에서 새누리당이 확실한 우세를 보이는 곳은 12석 가운데 6곳이다. 무소속 후보가 3곳, 더불어민주당이 1곳에서 강세이고, 남은 2곳은 새누리당과 무소속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새누리당 후보 11명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대구 시민에게 사죄하는 모습이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다소 싸늘하다. 본지가 새누리당이 경합, 또는 열세인 5곳 선거구의 100명의 유권자에게 이번 사죄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니 69명이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긍정적인 답변은 22명에 지나지 않았고, 9명은 중도적인 입장이었다. 반대의견 대부분은 선거철의 생색내기 쇼와 같고 진정성이 없다였지만, '새누리당 하는 짓은 다 싫다' '투표하기 싫어진다'는 등 당이나 정치에 대한 혐오를 나타냈다. 또 '이미 떠난 민심은 되돌리기 어렵다' '대구 민심은 많이 변했다'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반면 긍정적인 답변은 '잘못했으니 사과하는 것은 맞다' '사과를 했으니 대구 시민이 도와야 한다'는 것이 주류였다.
아직 선거가 며칠 남아 있어 예상하기 어렵지만, 현재의 추세라면 대구의 정치 지형도가 꽤 바뀔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후보가 당선한다면 특정 정당 일색에서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회복시키는 야당 후보 당선이라는 의미는 부여할 만하다. 그러나 이는 숫자놀음일 뿐 대구 정치의 주류는 새누리당 중심일 것이라는 현실은 분명하다. 강세인 무소속 후보 대부분이 친 새누리당 성향인데다 선거 뒤, 복당을 공언해서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사실 당 관계자나 후보자와 관련한 이들을 제외한 대구 시민 대부분에게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높고도 멀다. 팍팍한 삶에 별 도움도 안 되고, 존재 이유에도 크게 관심이 없다. 오히려 선거 때만 고개 숙이는 척할 뿐 세금을 축내면서 싸움만 벌이는 집단으로 오해를 사는 것이 현실이다. 새누리당은 결과가 어떻든 이번 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유권자가 지지 정당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국회의원을 원하는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만약 공천 실패에 따라 민심이 일시적으로 변화한 것이라고 안이하게 판단한다면, 대구에서 새누리당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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