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4선 고지에 오른 유승민 당선자(대구 동을)와 김부겸 당선자(대구 수성갑)의 몸값이 급등세다.
'새누리당의 참패'와 '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제1당 부상'으로 마무리된 이번 총선 과정을 통해 당내 역학구도 속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명분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정치적 승부수'(새누리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적중하면서 여권 내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준엄하게 심판한 민심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한 유 의원의 우군이 된 모양새다. 특히, 유 의원으로선 적어도 대구경북에선 '미래 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 누수)이 가속화되면 지역의 차기 주자를 염원하는 여론이 높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유 의원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도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새누리당 내 차기 유력 대권 주자들이 무더기로 탈락한 총선 결과도 유 의원의 입지 강화에 도움이 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이번 총선에서 낙선해 정치적 재기가 불투명해졌다. 비박계를 대표해 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총선 참패 책임론에 족쇄가 채워졌다. 유 의원이 비박계를 응집시킬 수 있는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유 의원은 그동안 날을 세워 온 친박계의 견제를 극복해야 한다.
대구에서 31년 만의 정통 야당 당선자로 각광받는 김부겸 당선자는 당선과 동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공 모델을 이어갈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민주당'의 동진 정책을 주도하면서 이념적으로도 당의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는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김 당선자의 위상은 향후 김 당선자의 정치 행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불모지였던 대구에서의 승리도 좋았지만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꺾은 그림이 너무나 드라마틱했다"며 "김 당선자가 이념적으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끌어올 수 있는 능력만 보여준다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강력한 대권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가 당권을 잡기 위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당내 구도 역시 김 당선자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양측 사이에서 손학규 상임고문과 함께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 당권을 쥐고 있는 김종인 대표가 이념적으로 중도를 선호하고 있는 점도 김 당선자에겐 호재다. 하지만 김 당선자가 정치적 날개를 펼치기 위해서는 세력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자체 세력을 키우지 못한 점은 한계다.
이와 함께 네 번째 금배지를 거머쥐게 된 최경환 당선자(경산)와 주호영 당선자(대구 수성을)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두 사람 역시 재편이 불가피한 새누리당의 지도부 입성이 유력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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