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양의 후예' 송중기 "연애스타일요? 유시진에게 많이 배웠죠"

14일 종영한 KBS 2TV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대위 유시진 역을 맡아 열연한 송중기는 15일 "들뜨지 않고 웃고 넘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송중기는"오래도록 회자되는 작품을 만들자는 각오로 시작했는데 여러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작품을 만들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류스타'가 됐다는 말에는 "저는 잠깐 인기 있는 것이고 진정한 한류스타는 송혜교 누나와 '아시아프린스' 이광수"라고 겸손해하기도 했다.

유시진이 갖은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돌아와 '불사조' 같다는 데 대해 "그런 위기들이 멜로를 강화시키기 위한 것들이었고 그 덕에 15회에서는 굉장히 뭉클했다"며 "(이야기 전개가) 만족스럽다"고 말하며 웃었다.

'태양의 후예'는 14일 전국 38.8%, 수도권 41.6%, 서울 44.2%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중국에서는 국민남편이라고 한다더라.

▲ 다양한 에피소드 많이 들었다. 박장대소하면서 웃은 적도 있다. 진심으로 영광이다. 드라마를 사랑해주시니까 생기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한다. 들뜨지는 않으려고 한다. 웃고 넘기려고 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드라마가 사랑받으니 별일이 다 있구나 한다.

-- 유시진과 비교했을 때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지.

▲ 유시진이라는 인물에게 '아, 이렇게 해야 내 여자가 좋아하는구나' 하는 점을 많이 배웠다. 김은숙·김원석 작가님이 만들어주신 것이지만 많은 여성 시청자분들이 왜 유시진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는지 알 것 같다. 유시진과 비슷했다면 엄청난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유시진 같은 남자가 진짜 있을까요? 판타지 같다. 어딘가엔 정말 이렇게 완벽한 남자가 있을 수도 있지만.

-- 많은 사랑을 받았고 자신을 둘러싼 상황도 많이 바뀌었다. 초심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는지.

▲ 제가 요즘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기도 한데 아직 잘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초심은 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제 그릇은 더 커졌는데 초심이 그대로면 그걸 다 담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은 제가 살아오는 동안 제 성격 안에 다 포함돼있지 않을까 싶다. 그냥 저는 하던 대로 살아가려고 한다. '한류스타'가 됐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한류를 이끌어온 진짜 한류스타 송혜교 누나에게 많이 배웠다. 저는 지금 잠깐 인기가 있는 것뿐이다. 아, 진짜 한류스타는 '아시아프린스' 이광수 아닌가?(웃음)

-- 그릇이 커졌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 건방지게 들릴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났다. 제가 열심히 해야 저희 매니저들도, 스태프도 월급 받고 산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해외 팬들도 생겼고. 실망하게 해드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으로 보여드려야 하고. 여러 의미에서 그릇이 커졌다는 것이다. 신인 때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 설명을 잘 못하겠다.(웃음)

-- 김은숙 작가 특유의 오글거리는 대사가 많았다. 대사 하기 힘들지는 않았나.

▲ 저는 촬영하면서 그렇게 오글거리는 걸 많이 느끼지는 않았다. 취향 차이가 있으니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 생각도 존중한다. 대본을 받고 대사가 좀 그렇다면 제 색깔로 융화시키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누군가의 단점을 제 장점으로 보완하고, 제 단점은 누군가의 장점으로 보완하고 그래서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조직의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관점으로 접근했다.

-- 유시진이 '불사조'라고 한다.

▲ 맞는것 같다. 많이 살아돌아온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제작발표회때도 이야기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저희 드라마는 멜로였고 그 상황들은 멜로를 강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유시진이 1년 만에 살아돌아온) 15회 보면서 많이 뭉클했다. 만족스러웠다.

--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에게 어떤 의미였나?

▲ 촬영 들어가기 전에 제작사 대표님과 매니저 형이 짠 것 처럼 '오래도록 회자되는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이 분들도 관계자 입장에서 그런 열망이 있구나 생각했고, 이렇게 대본이 좋으니 잘 표현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들었다. 여러 평가가 있긴 하지만 널리 회자되는 작품을 만든 것이 그 분들의 바람을 충족시킨 것 같아 뿌듯하다.

-- 영화 '늑대소년'의 철수와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 어떤 진화가 있었나

▲ 안그래도 15회 끝나고 '늑대소년'을 방송하더라. 오랜만에 또 봤는데 정말 잘 만들었더라. 감독님께 문자보냈다. 두 역할 사이에는 작품적인 차이보다도 제가 군대를 다녀온 것이 연기에 묻어나지 않았을까 한다. 손현주 선배님이 '군대 가서 일반 사병들 하고 몸 부대껴가면서 잘 지내라, 그런 경험 또 없을거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로 그랬다. 제가 (배우 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느끼지 못했던 것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이런건 내가 투덜거리면 안되겠구나'하는 것도 많이 느꼈다. 뭔가 여유도 좀 생긴 것 같다. 군대를 굉장히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 대본 중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나.

▲ 와인키스 장면을 찍으면서 걱정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 감정이 이해가 될까? 너무 가벼워보이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빠른 것 같았다. 그런데 대중들은 그 빠른 전개를 좋아해주시더라. 예상을 못했다. 제가 괜한 걱정을 해서 (제작진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 꽃미남 이미지에 대한 생각은.

▲ 꽃미남이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다. 배우에게 외모가 가져다주는 부분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피부 관리 열심히 하고 노화현상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할거다.(웃음) 외모만큼 속도 가꾸겠다.

-- 사전제작하면서 오랜 기간 촬영을 했는데 도움을 준 동료가 있다면.

▲ 예전에 강신일 선생님과 같은 촬영을 하다가 작품이 엎어진 적이 있었는데 다시 함께 하게 돼 굉장히 기뻤다. 얼마 전에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진심어린 말씀이 도움이 많이 됐다. 뭉클해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혜교 누나와 아무래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실 저는 넘볼 수도 없는 선배님인데 그 위치에서도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송혜교가 아니구나를 많이 느꼈고, 굉장히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15, 16회에서 강모연의 감정신이 많은데 본인이 자처해서 제가 부상을 당했을 때 그 장면들을 몰아찍어주셨다. 감정신을 연달아하면 힘든데 나서서 그렇게 해준 점이 정말 고마웠다.

진구 형 이야기 안할 수 없다. 작품을 많이 해서 그런지 여유로움이 있다. 제가 무엇을 해도 '너 해봐 다 받아줄게'하는 자세였다. 저도 후배와 연기하게 되면 저렇게 해야겠다 생각했다.

아구스 역의 데이비드 매기니스도 한국에서의 촬영이 쉽지 않았을텐데 열정이 대단했다.

-- 13일에 투표했는지.

▲ 사실 '태양의 후예'가 인기를 얻으면서 가족들이 너무 많이 언론에 노출되고 집에도 막 들어오신다. 이런 것들이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하기에는 저도 조금 슬픈 부분이 있다.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제가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다. 투표도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 연기 욕심이 많은 편이라 하고 싶은 역할도 많다. 일본강점기가 배경인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차기작인) 영화 '군함도'로 이뤘다. 또 좀 서늘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제 안에도 그런 면이 있다고 느낀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서늘한, 스릴러 같은 장르를 해보고 싶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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