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한민국 정치 변화의 중심 '대구 수성구'

총선 때마다 투표율 선두, 종로·노원구보다 높아

"저 수성구 살지 말입니다."

대구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수성구가 '정치 1번지' 다운 선택을 했다. 수성구는 이번 총선에서 대구 투표율을 견인하고, 새누리당 후보 대신 야당(김부겸 당선자)과 무소속(주호영 당선자)을 선택하며 대구의 정치 지형 변화를 이끌었다.

20대 총선 대구 투표율은 54.8%였지만 수성구는 64.1%를 기록해 전국 투표율(58.0%)보다 높다. 수성구 안에서는 수성갑과 수성을 투표율 격차가 상당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를 만들어낸 수성갑은 68.5%, 주호영 당선자를 택한 수성을은 58.5%로 수성갑이 10%포인트(p) 높다. 특히 수성갑 투표율은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정세균 당선자가 맞붙은 서울 종로(63.1%), 안철수-이준석 빅매치로 주목받은 서울 노원병(64.9%)보다 높았다. "대통령 선거도 아닌데 수성갑에 '발 달린' 사람은 다 투표하러 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수성구의 '투표율 1위'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63.4%(대구 평균 59.3%)로 대구 1위 자리에 처음 올랐고, 제18대 총선에서도 47.5%의 투표율로 1위를 내주지 않았다. 19대에서 55.5%를 기록하며 대구 선두를 지켰고, 이번 총선에서 60%를 가뿐히 넘기며 대구 정치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18대에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무소속 범야권 후보로 수성을에 출마해 관심이 쏠렸고, 이번엔 19대에 이어 수성갑에 지역주의 타파를 외친 김부겸 당선자와 새누리당 후보가 맞붙으며 전국 관심지역이 되자 책임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성구는 대구 안에서 '특별구'로 분류된다. 학부모가 선호하는 중'고교가 대거 몰려 있고,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 집값 높기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교육열과 높은 집값이 아닌 수성구민의 정치 소신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자 주민들은 뿌듯하다는 반응이다.

김모(49'범어동) 씨는 "결혼을 앞둔 애한테 '투표 안 하면 결혼 안 시켜준다'고 농담할 만큼 이번 선거에 관심이 많았다. 나의 한 표가 대구의 변화에 일조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직장인 홍충기(27'만촌동) 씨도 "부모님이 이번에 처음으로 새누리당이 아닌 후보(김부겸 당선자)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했을 때 변화를 직감했다. 술자리에서 타지역 사람에게 '고담도시'(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도시), '대구 보수꼴통'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돼 속이 후련하다"고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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