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애 때문에 우리 애만 혼났잖아." 이 대사, 기억나는가. 2년 전 인기리에 종영된 한 케이블채널 드라마 '미생'의 대사들 중 한마디이다. 직장인의 현실을 정말 현실 그대로 보여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미생의 명대사들은 지금도 여전히 직장인의 바이블과도 같은 존재로 회자되고 있다.
위의 대사와 같이 '우리'라는 말은 너와 나, 둘의 친구 사이 또는 가족, 적게는 수십 명,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의 직원이 있는 회사에서 쓴다. 서로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끼리, 다시 말해 같은 편으로서 말이다. 조직 생활에서 우리는 그 '우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며 공동의 업무를 수행하고자 한다. 친구 사이에는 우정을 위해, 가족 간에는 화목을 위해, 그리고 회사에서는 수익 창출을 위해 말이다.
오케스트라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에 CEO가 있고, 팀장이 있고, 팀원이 있듯이, 오케스트라도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트럼펫과 같은 금관악기,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 팀파니와 심벌즈 등의 타악기까지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연주자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며 연주한다. 지휘자는 이 모든 단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호흡을 맞춰야 원하는 소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오케스트라보다 소규모인 '실내악단'은 어떨까. 4명 내지 5명으로 구성된 실내악단의 단원들은 얼핏 보기에 오케스트라 단원들보다 화합이 잘될 것 같지만, 오히려 소통이 더 어려울 때가 있다. 인원이 적다 보니 자신의 파트를 더 부각시키기 위해 서로 의견을 앞세우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소수의 단원이 소외될 때도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을 이끄는 리더야말로 책임감을 한 층 더 어깨에 짊어져야 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 상주해 있는 대구시립예술단에는 국악단, 무용단, 극단, 소년소녀합창단뿐만 아니라 'DAC 브라스 퀸텟'이라는 금관5중주 실내악단이 있다. 제1트럼펫, 제2트럼펫, 트롬본, 호른, 튜바를 연주하는 예능 인턴 단원들로 구성돼 있다. 매년 초 선발된 이들은 약 1년의 기간 동안 시립예술단의 '찾아가는 공연'에 주로 참여한다. 매일 아침 출근해 연주를 위한 레퍼토리를 고민하고, 연습하고, 때로는 무대에 필요한 퍼포먼스까지 구상한다.
소규모라고 무시할 수 없다. 파트별로 의견 조율을 잘해야 하며 팀워크야말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 해 약 100회가 넘는 '찾아가는 공연'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DAC 브라스 퀸텟. 이들은 올 한 해도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매일 연습하고 매일 소통하며 그렇게 '우리'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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