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의 인기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13년 800억원에서 2014년 1천4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오는 2017년까지 연평균 19.4%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의 체내에는 세포 수보다 10배나 많은 100조의 세균들이 살고 있다. 무게는 2㎏에 이르고, 신체 부위에 따라 서식하는 세균의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장(腸)내 미생물은 소화와 배변을 돕고 면역력을 높여 병원균이 침입하거나 번성하지 않도록 한다. 염증 반응을 줄이고 아토피, 알레르기 질환 등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면역 체계 활성화하고, 음식물 대사 도와
엄마의 자궁 속에서 무균 상태로 있던 태아의 장은 출생 이후부터 미생물이 집단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건강한 아이는 만 2세가 넘으면서 성인처럼 미생물 집단이 안정화된다. 이후 성장 과정에서 생활 방식이나 식습관 등에 따라 장내 미생물총에 변화가 생기고, 사람마다 자신만의 미생물총을 구성하게 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당량을 섭취했을 때 건강상에 이로움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말한다. 장내 세균은 면역반응과 염증반응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로바이오틱스의 균주로는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더스균이 주로 사용된다. 맥주 효모로 사용되는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아나 일부 비병원성 대장균, 바실러스균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이물질이나 세균, 바이러스, 체내 노폐 세포 등을 잡아먹는 '대식세포'를 활성화시켜 항체 생성을 촉진하고, 체내의 방어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을 조절해 염증반응을 줄인다. 병원균의 부착과 성장을 억제하며 음식물 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B를 생성한다. 락토바실러스균의 일부는 장의 상피세포에서 진통작용을 하는 경우도 있다. 행복을 느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90%는 장에서 만들어진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기능을 개선하고 배변을 조절해 변비 위험도 낮춘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기능성 설사, 기능성 복부팽만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과 관련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장내 미생물집단은 비피더스 박테리아와 락토바실러스의 비중이 더 클 때 건강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적정량의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변에서 락토바실러스균이 증가하고, 연쇄상구균 등 유해균이 줄어든다.
◆긍정적 효과 많지만 맹신은 금물
프로바이오틱스가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셀 수 없을 정도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다양한 효능과 관련한 연구들이 지나치게 소규모로 이뤄졌거나 연구의 질이 높지 않아 정확하게 효능을 입증했다고 보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과 EU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 대한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락토바실러스나 비피더스균은 장내에 정상적으로 서식하거나 통과하는 균으로 감염이나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체계가 손상됐거나 중증 질환 환자에게는 프로바이오틱스 고함량 제품이 부작용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프로바이오틱스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가벼운 가스와 복부 팽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품질 관리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일부 제품의 경우 기준량보다 적은 수의 균을 함유하고 있거나, 표기된 성분 외의 균주가 혼입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많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식품으로 분류돼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비해 엄밀한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식품연구원이 시중에 유통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20개를 검사해보니 8개 제품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표기된 만큼 함유돼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물이나 두유, 미숫가루와 먹는 게 좋아
최근 출시되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는 대부분 생균이기 때문에 장에 도달하는 생균 수가 중요하다. 따라서 체온과 위산을 견딜 수 있는 내열성과 내산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 장벽에 잘 붙을 수 있는 부착력과 증식력 등도 선택의 기준이 된다. 따라서 제조일자가 오래 지나지 않은 믿을 만한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고, 균주만 표기한 것보다는 균수도 함께 표기한 제품이 바람직하다. 유통 경로도 확실한 곳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시에는 우유보다는 물이나 두유, 미숫가루 등과 먹는 것이 좋고, 고혈압약이나 당뇨약, 관절염약, 고지혈증약과는 4시간의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낫다.
우리 몸에 유익균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식품보다는 음식이다.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체내에 번식하는 미생물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잘 익은 김치에는 1g당 평균 8억 마리의 유산균이 있고 청국장에는 1g당 평균 100억 마리의 유산균이 있다.
김대동 대구가톨릭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음식을 먹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의 근원은 같다는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는 말처럼 체내 미생물에 대한 바른 인식이 중요하다"면서 "효과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려면 병력이나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복용이 적절한지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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