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현 시인이 1995년 4월 28일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사고를 다룬 753행짜리 장시를 담은 시집을 출간했다.
당시 사고로 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시인은 등굣길 어린 학생들의 희생을 특히 가슴 아파했다. 아이를 잃은 엄마가 몸부림치며 통곡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고의 발생과 처리과정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시인은 그때의 충격과 아픔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 해마다 4월이 오면 자주 악몽에 시달린다. 악몽을 꾼 날이면 학산공원 위령탑으로 달려가 희생자들, 특히 어린 학생들의 영혼과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청산아 청산아/ 녹수야 녹수야/ 어찌할꼬 어찌할꼬/ 저 어미들 가슴속/ 피눈물 흘러 넘쳐/ 팔공산 비슬산 다 잠기고/ 이 강물 갈 길 잃었으니/ 어찌할꼬 어찌할꼬/ 저 눈물을 어찌할꼬/ (중략) 내 품에 안긴 아이들아/ 가자가자 어서 가자/ 나를 따라 저승길 가자/ 못 갑니다 못 갑니다/ 서럽고 원통해서 못 갑니다/ 아버지께 뼈를 받고/ 어머니께 살을 받아/ 터럭 하나 다치지 않고 자라/ 부모님 호강시켜 드리려 했는데/ 저승길은 외길이라/ 오는 길이 없다는데/ 못 갑니다 못 갑니다/ (중략)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데/ 마음은 어미 가슴에 두고/ 몸만 가면 무엇하리요/ 우리 엄마 눈에 흘러내리는/ 피눈물 닦아내고/ 우리 엄마 가슴속에/ 태산 같은 봉분으로 남아 있는/ 내 무덤도 파내다 주오/ (중략) 어찌할꼬 어찌할꼬/ 이 아이들을 어찌할꼬' -강물과 아이들-
시인은 "오늘날 대한민국은 각종 위험과 재난, 사회적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함께 분노하고, 함께 대책을 세워야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고 말한다. 80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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