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정진석 당선자(충남 공주'부여'청양)가 선출됐다. 정 원내대표는 총 119표 중 69표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승리를 거뒀다. 나경원 의원과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이란 예상과 크게 다른 결과다. 친박계의 만류를 뿌리치고 출마를 강행한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장관은 겨우 7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를 두고 정 원내대표에 대한 친박계의 물밑 지원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선거장을) 떠나는 순간부터 지난 열흘 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잊어달라"고 했다. 계파 갈등에서 이제는 벗어나자는 것이다. 옳은 소리다.
이번 총선의 새누리당 공천은 계파 싸움으로 시작해 계파 싸움으로 끝났다. 그 결과가 총선 참패다. 그럼에도 계파 갈등은 여전하다.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과 총선도 희망은 없다. 정 원내대표가 어떻게 계파 갈등을 해소할지 국민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정 원내대표가 해야 할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잘 마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일도 중요하다. 총선 참패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퇴임 때까지는 선거가 없어 이를 만회할 기회도 없다. 이런 상황은 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집권당 원내사령탑은 이를 막아야 할 책무가 있다.
새로운 당청 관계 설정도 중요한 과제다. 정 원내대표는 출마하면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당청 관계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며 '긴밀한 수평 관계'를 새로운 당청 관계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당'정'청 고위 회동 정례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말은 쉽지만, 매우 어려운 과제다. 자칫하면 당청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정 원내대표의 매끄러운 조율 솜씨를 기대한다.
여소야대의 3당 체제가 생산적 결과를 낳도록 하는 것 역시 정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임무다. 3당 체제는 '협치'를 만들 수도 있지만 당리당략에 따른 정치권의 사분오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야당과 대화와 타협, 소통을 통해 국민이 3당 체제를 만들어준 뜻을 실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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