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소 띤 첫 상견례, 정치적 이슈 만나면 계속 웃을 수 있을까

야권, 靑-국회 관계 우려 목소리…더민주 "다수 야당 맞서면 파행"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간 회동으로 청와대-국회 관계에 이전과 다른 '협치'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총선 전까지만 해도 국회 심판을 강조해 온 박 대통령이 적어도 이날을 기점으로 정례적으로 정치권과 마주앉겠다는 의중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선 마냥 장밋빛 미래만 예약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현역 대통령의 '소신'과 야당의 '실력'(다수결)이 충돌할 경우 정국이 혼미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13일 회동에서 박 대통령과 야당이 정국운영과 관련한 '기조'에 합의하지 못한 채 '정례적 만남'만 약속했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첫 상견례에서야 미소 띤 얼굴로 서로 덕담만 주고받았지만, 특정한 정치적 이슈를 가지고 만날 때는 얼굴을 붉히는 일도 다반사일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 회동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 사안은 결국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줄기차게 요구한 다수결로 갈 수밖에 없다"며 "다수인 야당이 대통령과 맞설 경우 정국은 파행을 거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당에서 요구하신 내용이 좋은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대답은 첫 만남에서의 덕담 차원이지 쟁점 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열릴 '청와대-당 대표 회동'은 더욱 첨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회에서 여야가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다 결국 처리하지 못한 사안이 최종적으로 '청와대-당 대표 회동' 테이블에 올려질 텐데 박 대통령이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해 주실지 잘 모르겠다"며 "원칙과 소신이 아닌 협상과 타협의 무대에서 박 대통령께서 기대 이상의 역량을 보여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당이 청와대와의 수평적 의사소통을 요구하고 있어 '청와대-국회' 관계는 더욱 복잡한 방정식이 적용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금은 총선 참패로 잠잠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레임덕에 진입하는 현역 대통령과 차기 대권을 잡아야 하는 여당 사이의 갈등이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며 "야당과 청와대의 줄다리기도 쉽지 않은 숙제지만, 여권 내 '지는 해'와 '떠오르는 해' 사이의 갈등도 정국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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