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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친박 조직적 보이콧…누군가 전화 돌려"

상임전국위 사회자 뒤늦게 불참 명단 오른 친박 의원 참석 안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청와대 현기환(오른쪽) 정무수석이 18일 오전 제36주년 5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청와대 현기환(오른쪽) 정무수석이 18일 오전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행 KTX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둘은 차내에서 광주로 가는 내내 인사 한마디 없이 자리를 지켰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박계가 지난 17일 비대위와 혁신위원장 선임을 위한 회의가 무산된 것은 "친박계의 조직적인 보이콧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친박 의원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누군가 전화를 돌렸다"는 의혹 제기부터 일부 친박 상임전국위원들이 국회에 머무르면서 의도적으로 불참했다는 증거를 내놓으며 진실 공방에 나섰다.

상임전국위는 국회로 치면 상임위와 비슷하다. 상임전국위 회의를 먼저 열고 의결해야 본회의 격인 전국위에 안건을 올려 당헌을 개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상임전국위는 재적 위원 52명 중 18명만 참석했다. 성원 요건인 과반수(27명)에 한참 모자라는 수치다.

비박계는 비대위원과 혁신위원장 인선에 불만을 품은 친박계 위원들이 조직적으로 불참해 회의 자체를 무산시켰다고 보고 있다.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은 17일 전국위 해산을 선언하며 "여의도에는 (위원들이) 많이 와 있는데 회의장에 못 들어오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하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또 비대위원으로 내정됐던 이혜훈 당선자는 17일 전국위 무산 뒤 기자들과 만나 "친박계 의원 5명이 조직적으로 전화를 돌렸다"고 주장했다. 또 당 사무처가 52인의 전체 위원 명단을 취재진에게 뒤늦게 공개해 친박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친박의 보이콧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등장했다. 원래 상임전국위 회의는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맡을 예정이었으나 불참을 통보했고, 당 사무처가 급하게 비박계 정두언 의원에게 사회를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임전국위원 명단에 올라와 있는 한 친박계 의원은 이날 오후 회의가 열리는 국회의원회관에 머무르고 있었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친박계는 "추측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지도부가 회의 준비를 소홀히 해 의결 정족수를 맞추지 못해놓고 모든 것을 친박 탓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상임전국위 회의에는 비박계인 나경원, 김재경, 정수성 의원 등도 해외 출장과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상임전국위원인 한 친박계 의원은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전화를 돌리거나 문자 메시지로 조직적 불참을 종용받은 적은 없다. 개인적인 이유로 불참한 것"이라고 했다. 친박계인 이장우 의원도 1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박 의원들이 서로 전화해 불참을 결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결의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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