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시민 힘 모아 추억의 학창 시절 새길 교육박물관 만들자

대구 교육의 지난 자취를 돌아보는 교육 자료를 수집, 전시할 대구교육역사관 조성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 대구시교육청이 지역 교육 뿌리를 찾고 역사를 정립하기 위해 자료 수집에 들어가자 시민들로부터 소장품 기증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교육수도 대구'에 걸맞은 역사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수집한 자료 가운데에는 옛 현미경과 알루미늄 도시락통, 나무에 새겨진 학급 이름표, 대형 주판과 옛 교과서 등 중년 이후의 추억을 자극하는 물건이 많다. 고 김용대 초대 대구시교육감의 아들 김항곤 경북 성주군수는 선친이 평소 간직했던 이색 자료들을 대거 내놓았다. 김 군수는 아버지의 1935년 보통학교 졸업증서, 1954년 받았던 교육공무원 자격증, 1985년의 퇴임 송별사 등을 기증했다. 기증 자료엔 김 전 교육감이 1981년 7월부터 4년간 재임하며 썼던 일기장과 개인 메모도 포함돼 당시 교육계 주요 이슈나 교육행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대전한밭교육박물관은 지난 1992년 문을 열었다. 옛 교과서를 비롯한 교육 관련 도서, 유물 등 3만7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1938년 준공한 대전의 가장 오래된 학교 건물에 들어서 상징성까지 갖추고 있다. 서울교육박물관은 1995년 서울교육사료관으로 문을 열어, 2011년 서울교육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되고 있다. 1995년 문을 연 제주교육박물관은 기증 자료실을 갖추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교육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육박물관이 세대 간 역사 인식을 나누거나 공감대 형성을 위해 하는 역할은 적지 않다. 대구가 늘 교육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아직 번듯한 교육박물관 하나 갖추지 않은 것은 '교육도시 대구'란 주장에 걸맞지 않다. 대구시교육청이 시작한 대구교육역사관 조성 계획에 교육계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아낌없는 협조가 절실하다. 수십 년 전 자신이 사용하던 모자나 모표, 교복 등 작은 물품들이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 아들과 손자 세대를 잇는 아름다운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시민들의 관심으로 추억을 담은 대구교육박물관을 만들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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