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선 김부겸·최경환에 전망 좋은 '로열층'

20대 국회 개원 코앞, 대구경북 의원 방 배정 마무리

20대 국회 개원(30일)을 일주일 앞두고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의 방 배정이 마무리됐다.

'ㄷ'자 모양의 국회의원회관은 국회의사당이 내려다보이는 대광장 쪽 6~8층이 대표적 로열층이다. 선수(選數)가 '깡패'인 국회에서 당별로 다선 의원들이 원하는 방을 먼저 고르면 남는 방을 초선들이 찾아가는 것이 관례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4선'대구 수성갑)는 814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4선'경산)은 19대 때 썼던 746호를 그대로 쓰고,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3선'영양'영덕'봉화'울진)은 328호에서 707호로 둥지를 옮겼다.

무소속 홍의락 의원(재선'북을)은 617호와 인연이 깊다.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던 홍 의원은 지난 2월 더민주를 탈당하면서 의원직을 잃었다. 탈당 뒤 2주 안에 의원실을 비워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총선을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는 후순위 비례대표 후보에게 의원직이 승계되지 않아 방에 들어올 사람이 없었다. 대구에서 선거를 치르느라 바빴던 홍 의원 측은 국회사무처에 "선거가 끝나면 방을 빼겠다"고 양해를 구했고, 당선이 되면서 재계약(?)을 한 것이다. 홍 의원은 617호를 가리켜 "나를 당선시켜준 방"이라며 웃었다.

홍 의원뿐 아니라 19대에서 20대 국회에 그대로 입성한 의원들 대부분 쓰던 방에 머무른다. 이를 두고 한 국회 관계자는 "당선 기운이 흐르는 터가 좋은 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했던 545호는 재선에 성공한 이완영 의원(고령'성주'칠곡)이 또 사용한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4선)과 윤재옥 의원(재선)은 각각 916호, 917호에 머무르며 20대에서도 이웃사촌의 인연을 이어간다. 조원진 의원(3선'달서병)은 집무실에 회의용 책상과 의자를 넣는 인테리어로 변화를 주고 1018호에 남기로 했다.

당선 기운과 상관없이 실용성을 우선 고려하는 의원들도 있다. 무소속 주호영 의원(4선'수성을)은 514호에서 19대 때 류성걸 의원이 사용했던 607호로 이사 할 예정이다. 주 의원 측은 "5층보다 전망이 더 좋고 예전 방보다 면적이 16.5㎡ 남짓(5평) 더 넓다. 방 옆에 휴게실이 있어서 손님들이 대기할 수 있고, 6층은 신관과 구관이 연결돼 여러모로 편하다"고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초선 의원들은 어쩔 수 없이 실용적인 방을 찾아간다. 419호에 낙점된 정태옥 당선자(북갑)는 "초선은 어차피 전망을 포기해야 한다. 고층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급한 일이 있을 때 엘리베이터 없이 계단으로 걸어다닐 수 있는 4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곽대훈 당선자(달서갑)는 530호, 추경호 당선자(달성)는 328호로 로열층에서 밀려났다.

계파에 따라 '집계촌'(集系村)이 형성되기도 한다. 대구 대표 진박인 곽상도(1014호)'정종섭(1016호) 당선자는 친박 핵심인 조원진 의원과 함께 10층 같은 라인에 나란히 자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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