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회 본분은 거대 경제세력 견제하는 것" 김종인 더민주 대표 국회 연설

"경제민주화 통한 포용적 성장" 제1야당의 집권 전략 제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1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경제민주화를 통한 포용적 성장을 발판으로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전체 연설시간의 80%를 경제 문제에 할애하며 자신의 전매특허(專賣特許) 인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재벌개혁을 통한 경제민주화와 기본소득제 도입 등 '포용적 성장'을 제1야당의 집권 전략으로 제시했다.

특히, 김 대표는 현 정부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보다 '새로운 경제 틀을 짜야 한다'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으로 수권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는데 집중했다.

단상에 오른 김 대표는 재벌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규정했다. 그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가라는 보이는 손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재벌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도 재벌로 대표되는 거대경제 세력의 탐욕을 제어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거대경제 세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며 "의회의 본분은 거대 경제세력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거대 경제세력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인 재벌 견제 방법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이사회 의사결정구조 개혁 ▷소액주주 또는 근로자의 이사회 참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불공정거래에 대해 공정위가 검찰 고발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 폐지 등을 주장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일정 수준의 수입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제' 도입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최근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지급 국민투표를 언급하며 "자본주의 시장경제도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본소득제 도입 등에 필요한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세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에서의 세제개편 논의를 통해 조세부담률을 감세정책 이전으로 돌리고 세출을 위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차기 대선에서 집권에 성공하면 예산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 조선과 해운 업계의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선 극약처방을 내놨다. 김 대표는 정부, 국책은행, 기업의 부패사슬을 '철의 삼각동맹'으로 규정하고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김 대표는 법조 비리와 치안불안 문제 등도 언급하며 국정운영 패러다임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옥시사태, 구의역 사고 등의 본질은 불평등과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라며 "기업의 탐욕을 막지 못한 정치의 문제이자 경제민주화의 문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2017년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한민국의 번영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하면서 보수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번영'을 경제민주화를 통해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