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국 산둥반도 북쪽 끝에 있는 항구 도시 웨이하이(威海) 미술관에서 '2016 대구-웨이하이 미술작품 교류전'을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왔다.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비록 서로의 차이점은 있지만 경제적 이익 관계가 아닌 예술 교류가 주는 감동과 여운은 서로를 이해하고 다가설 수 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이란 나라는 서열문화가 확고하다. 예를 들어 식사 예절을 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원탁의 식탁에 서열 순으로 위치가 확실히 정해진다. 최고 상석부터 식사를 시작하여야 먹을 수 있으며 건배 제의도 세 번 하여야 나머지가 차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직된 서열문화가 예술에서는 다양성을 파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중국에는 화가도 국가급, 각 성급, 각 시급 화가로 서열이 존재한다. 그리고 '중국화'나 서예 같은 사사적인 미술 장르는 매우 발달이 되었지만, 회화 부분에서는 아직도 재료로 장르를 나누어 구분을 짓는 경직성으로 인해 다양한 오브제와 창의적 활동에 부족함을 보인다. 물론 대도시인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경우는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도시에서는 작품이 다양하지 못하고 아카데미적인 요소가 남아 있다. 이런 부분을 우리가 잘 활용한다면 우리의 미술을 알리고 전파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행정적인 면으로 보면 중국은 서열이 가장 높은 사람의 결정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일본과 비교하자면, 일본 행정은 서양문화의 영향을 받아 모든 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많은 회의를 통해 하나하나 따지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일본은 빠른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성격이 급한 우리로선 매우 힘든 상대이다. 그러나 작은 것까지 매뉴얼을 정하기 때문에 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에서는 결정이 빨리 이루어진다. 식탁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 이것이 대륙의 기질인가 하고 100% 신뢰를 한 뒤 일을 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중국은 높게 우러러보도록, 일본은 자로 재서 정확하게, 한국은 눈의 감각으로 안정감 있게 그림을 거는 위치를 정한다. 그러나 각기 다르지만 서로가 암묵적으로 중간선을 맞추어 준다. 이기적이지 않고, 상대를 배려하고, 시간도 맞춰 주고, 도와줘 가며 문화의 간격을 좁힐 수 있도록 말이다. 이렇게 서로의 특색을 인정하고 동질성을 찾아가며 각 나라에 우리 예술문화를 알리고 파급한다면 그 효과는 단순한 전시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문화를 통한 정신적 이해와 인적 교류로 인한 관계 형성을 통해 새로운 지한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각 나라가 정치외교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민간 문화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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