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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속으로] 장대비 속 동료 우편물까지 배달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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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현동우체국 '아기 아빠' 집배원의 안타까운 죽음

이달 4일, 하늘이 뚫어진 것처럼 폭우가 내리쳤다.

배범규(34) 집배원은 아침 일찍 자신이 근무하는 청송 현동우체국에서 주민들에게 배달할 우편물을 챙겼다. 그는 동료의 부재로 자신의 배달량이 전보다 많아졌지만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청송의 인력이 부족해 지난해 영양에서 온 동료가 결혼해 일주일간 그 몫을 떠안게 된 것.

지난 2007년 경북체신청 10급 집배원으로 채용돼 올해 9년째인 배 집배원은 "2014년 9월 내가 결혼할 때도 선후배들이 내 몫을 나눠 배달했다"며 일을 나섰다.

배 집배원은 이날 오전 내내 배달하는 데 애를 먹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장대비 속에서 오토바이를 모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편지가 젖지 않게 일일이 가슴팍에 움켜쥐고 종종걸음으로 집집마다 우편물을 전했다.

오전 11시 30분쯤. 배 집배원은 점심시간을 앞두고 주민들이 식사하기 전에 빨리 우편물을 전달하려고 서둘러 마을을 빠져나왔다.

평소에 자주 다니는 삼거리라 자신이 가야 할 차로에 차가 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큰 대로로 진입했다. 그 순간 반대편에서 오던 승용차 한 대가 배 집배원의 오토바이를 덮쳤다.

그는 인근 영천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네 살배기 아들, 그리고 다음 달 세상을 보게 되는 아기의 아버지가 너무나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배 집배원은 4일 마지막 배달 업무를 마치지 못한 채 우체국장(葬)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은 이날 눈물 젖은 성명서를 내고 "청송 현동우체국은 2004년 집배원 10명이 해당 구역을 맡았지만 현재 배달 가구 수가 늘었는데도 7명이 모든 것을 감당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이라며 "최근 5년 동안 15명의 집배원이 집배 업무 중 희생됐다. 집배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발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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