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하차문의 센서 중 상당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70대 여성이 시내버스 하차문에 팔이 끼이면서 뒷바퀴에 치여 중상을 입은 사고(본지 11, 12일 자 6면, 13일 자 8면 보도)처럼 심각한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 시내버스 이용객은 하루 평균 77만 명에 이른다.
대구시와 버스업체에 따르면 시내버스에는 하차계단과 하차문 등 2곳에 감지센서가 부착돼 있다. 버스 하차계단에 승객이 서 있거나 하차문에 물건이나 사람이 끼여도 문이 닫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10일 사고는 70대 여성의 팔이 하차문에 끼였을 때도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센서 자체가 불량이었던 것이다.
버스업체 관계자들은 "문닫힘방지센서가 고장 난 버스가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기자가 버스회사 2곳에서 시내버스 8대를 대상으로 하차문 센서를 점검한 결과 올바르게 센서가 작동하는 버스는 단 한 대도 없었다.
신형버스인 저상버스도 성인 남성의 팔뚝이 끼었을 때는 문이 다시 열렸지만 손등이 끼인 경우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어린이나 여성, 가방끈 등이 걸리면 무용지물인 셈이다.
한 버스업체 관계자는 "갓 출고된 시내버스는 문닫힘방지센서가 작동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모두 고장이 난다"면서 "지금 보유한 시내버스 중 문닫힘방지센서가 멀쩡한 버스는 한 대도 없다"고 했다.
그나마 작동하는 하차계단의 감지센서도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지상에서 75㎝ 높이인 첫 번째 계단에 설치된 센서는 두 번째 계단으로 내려서면 감지 범위를 벗어나며 작동하지 않는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사고 위험에 노출되면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버스업체나 대구시는 불량센서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계단센서를 점검하지만 문닫힘방지센서는 조사하지 않고 있다.
버스 관리 책임이 있는 버스업체들도 불량센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문닫힘방지센서는 제대로 점검한 적이 없다. 앞으로는 점검 항목에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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