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여름철 시민 짜증 더하는 악취, 근본 대책 세워라

매년 이맘때면 대구 곳곳에서 악취 소동이 되풀이되고 있다. 찜통더위에 가뜩이나 짜증이 나는데 원인 모를 악취까지 더해져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두통은 물론이고, 목의 통증과 피부병을 호소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더욱이 대구시에 접수되는 악취 민원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할 때다.

대구에서 악취 민원이 가장 많은 곳은 서구, 달서구, 북구 순이다. 서구는 염색산단, 북부하수처리장, 위생처리장 같은 악취의 원인이 되는 시설이 밀집해 있다. 달서구는 성서공단 인근에서 악취 민원이 많고, 북구는 서구와 붙어 있어 악취 피해를 입고 있다.

염색산단과 인접한 서구 지역에서는 1만여 가구, 2만여 명이 1년 내내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염색산단에는 130여 개의 염색업체가 공장을 가동하면서 심한 악취를 뿜어낸다. 대다수 영세한 업체여서 환경오염 방지 시설이 허술하고 악취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이곳 주민들은 대구시에 숱하게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결 기미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대구시와 구'군청이 악취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나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군청이 민원에 따라 현장 점검을 나가더라도, 악취 원인이나 악취 배출 업체를 찾지도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구에서 지금까지 악취로 인해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가 한 건도 없다는 것은 당국의 무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염색산단 앞 도로변에 서 있기만 해도 악취가 코를 찌르는데, 배출 업체를 파악하지도 못하거나 기준치 이하라고 판정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대구시와 구'군청은 매년 반복되는 악취 문제를 더는 내버려 둬선 안 된다. 단속이 어렵고 피해 범위가 광범위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시민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이른 시간 내에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구시는 업체와의 자율 협약으로 악취를 줄이겠다고 공언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배출업체를 엄하게 단속하고 방지시설을 갖추게 하는 강단 있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더 이상 시민들이 악취와 함께 여름을 보내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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