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 광란의 질주 운전자 '뇌전증' 발작?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에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외제차 광란의 질주' 사건을 두고 갖는 의문은 차량 통행량이 많고 피서 인파까지 몰리는 주말 오후 해운대 도심에서 왜 가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도 않은 채 100㎞ 이상의 속력으로 광란의 질주를 했느냐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교차로 주변 도로는 최고속력이 시속 60㎞로 제한된 곳이다. 가해 차량을 운전한 푸조 승용차 운전자 김모(53) 씨는 대천공원에서 미포 방향으로 달리면서 제한속력 이상으로 달렸다. 경찰이 사고현장을 조사해보니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나타나는 스키드마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으로 볼 때 가해 차량은 최소한 100∼120㎞ 속력으로 질주했고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상황을 봤을 때 가해 운전자는 운전을 하기에 정상적인 신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운전자인 김 씨는 사고 당시 전혀 기억나지 않고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하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찰이 김 씨의 혈액과 소변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음주와 마약 혐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음주운전 2건 이외에 김 씨에게 사고 경력은 없었다.

그래서 경찰이 주목한 것이 김 씨의 뇌 질환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거나 순간적으로 발작을 일으키는 뇌전증(간질) 진단을 받고 평소 뇌전증 약을 복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가 치료를 받은 울산 모 병원 신경과 담당의사를 상대로 확인해 보니 김 씨가 2015년 9월 뇌질환의 일종인 뇌전증 진단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부터 매일 두 번씩 약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담당의사는 뇌전증 증세는 하루라도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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