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남 전성시대' 국회의장단·3당 대표 싹쓸이

보수당 첫 호남 대표 정치 지형 변화…2野 임시 지도부도 호남 출신

사상 처음으로 호남 출신 새누리당 대표가 탄생하면서 호남이 정치권 중심으로 부상했다.

전남 곡성 출신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9일 신임 당 대표에 선출되면서 여야 3당 대표가 호남 출신으로 채워졌다. 국회의장단 3명 역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모두 모두 호남 출신으로 구성됐다.

여의도 '호남천하', 정치권 '호남 전성시대'란 말이 나오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민주자유당 공채로 입사해 신한국당, 한나라당을 거치며 오랜 기간 당직자 생활 뒤 당 대표로 우뚝 선 이력이 눈에 띄지만, 보수 정당 사상 첫 호남 당 대표라는 점은 새로운 기록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서울 태생이지만 광주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하는 등 호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김 대표의 조부인 김병로 초대 대법관은 전북 순창 출신이다. 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인 박지원 의원도 전남 진도 출신으로 목포를 지역구로 삼고 있다. 물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임시 체제다. 더민주는 이달 27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게 되고, 국민의당도 연말쯤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꾸릴 계획이어서 여야 3당 호남 시대가 계속해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더민주 대표 후보 중 김상곤 후보가 광주 출신이고,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와 김성식 정책위의장을 제외하곤 지역구 의원들이 모두 호남 출신이어서 호남맥이 더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앞서 국회의장단 3명도 헌정 사상 최초로 호남 인사로 구성된 바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북 진안, 심재철'박주선 국회부의장은 각각 광주와 전남 보성 출신이다.

"20대 국회 초반 여의도는 호남이 이끌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가 중요한데 호남에서부터 정치 혁신이 시작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는 것과 호남 출신으로 정치권이 채워진다면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 민심이 결집해 또다시 지역갈등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보수여당의 대표 호남 인물에 야당은 마냥 반길 수만 없다. 겉으로는 환영 메시지를 보냈으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의 호남표가 여당으로 이탈할 경우 정권 창출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 긴장하는 기색이 읽힌다.

이정현 새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서 "호남에서 20%대 득표율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호남을 기반으로 한 더민주, 국민의당은 집안 단속에 더 공을 들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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