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집에서 이번 추석을 맞이하고 싶었는데. 도와주세요."
중국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억류돼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빠진 한 사업가의 사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칭다오시 이촌의 한 쪽방에서 홀로 쓸쓸하게 추석을 맞이한 김형태(50) 씨. 그는 2년 4개월 동안 입국하지 못한 채 국제 미아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막 MLCC 생산 제조 분야에 여러 개의 특허를 보유한 기술자인 김 씨는 9년 전부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해 왔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중국인 A, B씨는 자신들의 자금과 김 씨의 기술력으로 함께 사업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 A씨가 80여억원을, B씨는 8억원가량을 투자했고, 김 씨는 기술 분야만 전담하게 됐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2014년 2월 중국인 두 사람의 갈등으로 회사 운영이 중단됐다. 문제는 그해 5월 벌어졌다.
A씨는 B씨가 15억원을, 김 씨가 3천여만원의 회삿돈을 횡령했다며 중국 공안에 고소를 했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던 김 씨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공안이 아무리 조사를 해도 뚜렷한 혐의를 찾지 못하자 김 씨의 특허가 가짜라며 사기 혐의로 조사를 계속했다. 공안은 조사 과정에서 김 씨에게 구류 37일, 보석 1년, 감시 거주 6개월 처분을 내렸고,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다시 보석 1년 처분을 하는 등 지금까지 2년 4개월 동안 김 씨의 손발을 묶었고 증거 부족으로 사건을 보류시켰다.
조사 과정에서 신분증과 여권을 압수당한 김 씨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처지에 빠졌다.
생활비마저 떨어진 김 씨는 고향 김천에서 연로한 부모님이 보내준 돈으로 힘들게 살고 있다.
김 씨의 여동생(44)은 "변호사 비용과 보석금 등으로 지금까지 보내준 돈만 6천만~7천만원에 이른다"며 "부모님들도 매우 걱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씨는 칭다오 주재 한국영사관으로부터도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십 차례 영사관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고, '중국 법률이어서 관여하기 힘들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김 씨는 현재 우연히 알게 된 지인의 도움으로 쪽방에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그는 전화 통화에서 "사건을 종결하지도 않고, 계속 붙잡아두는 공안의 속셈을 알지 못하겠다"며 "고향에서 걱정만 하고 계실 부모님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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