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 경주에서 일어나면서 천년고도의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19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강진이 발생한 12일부터 관광호텔과 휴양콘도'유스호스텔 등 시내 숙박업소 16곳에 객실 예약 취소 신청이 쇄도했다. 지진 당일에만 취소된 객실이 505개(1천659명) 나왔고, 다음 달 3일 개천절까지 취소된 객실을 더하면 모두 2천313개(7천187명)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이번 지진으로 5억5천여만원의 직접 손실이 발생했다. 경북도가 파악한 경주 펜션업계 예약 취소율도 12~14일까지 8천여 개 객실 중 50%, 15~17일도 20%로 나타났다.
손해가 가장 극심한 호텔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터케이경주호텔. 이 호텔은 379개(662명)의 객실이 취소돼 3천만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불안해서 경주에 갈 수가 없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취소를 받아준다. 천재지변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 위약금도 못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관광호텔 컨벤션홀(행사장) 예약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A호텔 경우 예정된 행사 3개가 모두 취소됐다. 한일 공동 추진 행사로, 지진에 민감한 일본 측에서 "경주에서 행사하는 것이면 우리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올 추석 연휴가 작년보다 하루 더 길었지만, 경주 방문객은 오히려 감소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추석 연휴 시작인 14~18일까지 닷새간 불국사에 온 관광객은 내'외국인 15만3천645명(불국사관광안내소 기준)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26~29일) 4일간 16만9천66명에 비해 9%나 줄었다.
'수학여행 1번지 경주'의 명성도 지진으로 금이 갔다. 수학여행 시즌인 9, 10월 절반 이상이 학생들로 채워지는 경주시내 유스호스텔(12곳)에는 취소 전화가 잇따라 19일 오전 기준으로 전국 10여 개 학교가 4곳 유스호스텔 850명 예약을 전격 취소했다.
경주 관광코스인 중앙시장 한 상인(55)은 "주말이면 관광버스에서 내린 방문객들로 시장이 발 디딜 틈 없었는데 지진 이후 딱 끊겼다. 이런 판에 '김영란법'까지 심술을 부려 이웃 한우판매업소는 이번 대목에 지난해보다 1천만원이나 적게 팔았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일부 가게는 폐업이 나올 것"이라고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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