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형·색·공의 함수관계…갤러리 신라 서승원 작가 개인전

反추상주의 '오리진' 창립 멤버, 최근작서 색채 부드럽고 연해져

서승원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 모습. 서승원 작가.
서승원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 모습. 서승원 작가.

1960년 초 '오리진'(Origin) 그룹의 창립 멤버로 1970, 80년대 기하학적 추상을 발표하며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온 서승원 작가의 개인전이 갤러리 신라에서 열리고 있다.

오리진 그룹은 앵포르멜(Informel'비정형)의 추상표현주의에 반(反)해 이성적이고 논리 정연한 기하학적 형태와 본질적 조형 요소에 충실한 미술을 지향했다.

서 화백은 데뷔 이래 줄곧 '동시성'(Simultaneity)이란 주제를 탐구하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동시성이란 동일하고 균등한 시간성을 다시금 동일하고 균등한 공간성으로 대체시키면서 형태, 색채, 회화공간을 일체화시키려는 탐색이다. 그에게 있어 형태와 색채, 그리고 회화공간은 원천적으로 밀접한 함수관계를 이루고 있으며 이 관계의 중요성은 그의 작품세계가 회화의 원론적이며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동시성 추상세계도 시대를 따라 변천해 왔다. 1962년 홍익대 회화과 재학 시절 기성 화단의 앵포르멜이나 액션페인팅에 반기를 들고 차가운 추상,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내놓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오리진' 미술그룹의 출발이었다. 절제되고 이성적인 오리진 그룹 초기 경향은 담백한 화면 위에 자를 대고 그린 듯 깔끔하게 삼각형이나 사각형을 배치한 서 화백의 초기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작업은 1990년대 들어 색채가 많이 들어가고 기하학적 도형의 테두리가 사라지고 겹쳐지는 등 감수성이 훨씬 많이 들어가는 형태로 변했다. 최근작에서는 도형 형태도 불분명해지고 색채는 한층 부드럽고 연해져 선(禪)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갤러리 신라 변미정 큐레이터는 "세상의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이 구축한 작품의 세계와 자아의 세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서 화백의 기본 태도와 철학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처음 갖는 이번 전시에서 서 화백은 신작 회화 20여 점을 선보인다. 30일(일)까지. 053)42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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