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혁신도시 상인들이 입주한 공공기관이 마련한 셔틀버스의 운행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상인들이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까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혁신도시의 공동화 현상'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이다.
동구청에 따르면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 10곳 중 7곳이 총 24대의 셔틀버스를 운행 중이다. 한국가스공사와 신용보증기금이 각각 5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4대 등을 운행하고 있고,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1회씩 서울과 대구를 오간다. 일부 공공기관은 대구 도심에 있는 기숙사와 회사를 오가는 통근용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주변 상인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상인들은 공공기관들이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탓에 주말에 혁신도시에 남아 있는 직원들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한 상인은 "대구 시내에서 살면서 출퇴근도 다 셔틀버스로 해결해버리고, 주말이면 다 서울로 가버리니 주말 밤이면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제발 좀 없애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애초 계획은 혁신도시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 취지가 크게 훼손됐다"며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셔틀버스를 없애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급기야 상인 40명은 스스로 혁신도시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7월 동구청에 셔틀버스 운행을 중지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대구시와 동구청은 곤란하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운행 중인 버스를 강제로 막을 순 없다. 정주 여건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공공기관도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직원들에게 혁신도시에 머무르라고 강제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한 공기업 직원은 "혁신도시는 대중교통이 미흡한 데다 집을 회사 근처로 옮기라는 건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입주한 지 3년 정도 지났지만 아직 서울에 가족들이 있는 직원들이 많아 직원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는 버스들이다. 현재 지역 인재 채용을 많이 늘리고 있다. 앞으로는 정주 인원이 많이 늘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정희 상인 회장은 "이해는 하지만 오죽 답답하면 이러겠냐"며 "혁신도시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해 만든 국가적 사업인데 아직 너무나 미비하다. 대구시와 공공기관들은 주변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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