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안전수칙 지켜 겨울철 화재 예방하자

최근 경주 지진 발생에 이어 태풍 차바가 한반도를 휩쓸고 간 뒤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기면서, 대한민국의 재난 발생에 대처하는 수준이 세간에 오르내린다. 이를 두고 미리 준비하여 두지 않고 일이 닥쳐서야 허둥지둥하는 것을 비유하는 갈이천정(渴而穿井'목이 말라야 샘을 판다)과 같은 형세라고 언론에서 꼬집고 있다.

울긋불긋 물든 산으로 많은 등산객을 유혹하는 계절이 끝날 무렵 소방기관에서는 겨울을 대비하여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화재 등 재난 대비에 여념이 없다. 바로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이며, 내년 2월까지는 겨울철 소방안전종합대책을 중점 추진하기 때문이다. 매년 해온 일임에도 이렇게 야단법석인 이유는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난 겨울철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를 살펴보면, 전체 화재의 30%를 차지하는 614건이 발생해 인명 피해 32명, 재산 피해액이 21억여원에 달했다. 이 중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47.7%, 주택 등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31%나 차지하였다.

무엇보다 연간 전체 화재 중 겨울철 화재 발생이 집중되고 있어 대구소방에서는 해마다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마련하여 전 소방공무원이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노력만으로 모든 사고를 예방하기는 힘이 든다. 중요한 것은 '내 가정, 나의 주변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안전의식이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더욱 그러하다. 소방기관의 대책과 더불어 시민 스스로 겨울철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성숙한 시민 안전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쯤에서 시민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한다.

아무리 화재 예방을 잘하여도 완벽한 예방은 없다. 발생 시 초기대응을 잘하여 대형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불을 끄는 원리는 간단하다. 불이 발생할 수 있는 3가지 요소 중 한 가지를 차단하면 된다. 첫째, 불이 옮아 붙을 수 있는 종이, 나무 등 가연물. 둘째, 공기 중에 21%를 차지하는 산소. 셋째, 불이 가연물 등에 착화할 수 있는 열원이다. 불을 끄려면 이 중 한 가지를 제거해 주면 된다. 초기에 그 역할을 가장 잘해 줄 수 있는 것이 소화기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파트 등에 설치된 옥내소화전을 사용하면 쉽게 진화할 수 있다. 소방차 한 대보다 내 주변에 비치된 소화기, 옥내소화전 한 대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말이다.

화재 발생 시 불을 끄는 소화기구가 있다면 이를 알려주는 소방시설이 있을 법한데, 바로 화재감지기이다. 화재를 감지하여 빨리 대피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 주는 역할을 한다. 내년 2월 4일까지 모든 주택에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도록 의무화되었다. 지금 가정으로 돌아가시면 바로 천장에 감지기가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다시 한 번 내 주변에 설치된 소화기, 옥내소화전에 대한 사용법을 익혀 보고,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하여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도록 하자. 이런 소방시설을 직접 체험해 보고자 한다면 가까운 소방서나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로 전화문의 후 예약접수할 수 있다.

끝으로, 소방기관은 항상 시민들의 곁에서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시민의 안전 지킴이라는 기본을 잊지 않고 세여파죽(勢如破竹'기세가 맹렬하여 대항할 적이 없는 모양) 자세로 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안전을 한 번 더 되짚어 보는 기회를 가져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나길 기원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