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전격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금액은 80억달러(9조3천억원) 규모로 국내기업의 인수합병(M&A)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분야 전문기업인 하만의 인수를 의결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주주와 주요 국가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2017년 3분기까지는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기 승인될 경우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이번 하만 인수를 통해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커넥티드카'카오디오 등 하만의 전장사업 영역 시장은 지난해 450억달러에서 2025년 약 1천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커넥티드카는 정보통신기술과 자동차를 연결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이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무선통신을 이용한 SW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매출이 70억달러, 영업이익은 7억달러(직전 12개월 기준)에 달한다.
하만의 매출 중 65%가 전장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달러 규모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전장 업계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카오디오에서는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며 전 세계 시장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하만 인수를 계기로 전장사업 분야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자동차가 지능화, 네트워크화되고 자율주행 기능이 강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개인화된 서비스, 각종 업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출범시킨 후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팀을 꾸린 이후 삼성전자는 사업 규모를 늘리기 위한 인수와 협력에도 꾸준히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로 국내 라이벌인 LG전자와의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전자 역시 전장부품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전사적 역량을 기울여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LG전자는 카인포테인먼트에서 출발해 구동모터, 인버터(직류 전기를 교류로 변환하고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 배터리팩, 전력분배모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강화를 위해 구글과 협력하고 있고, 메르세데스 벤츠와도 '자동차의 눈'에 해당하는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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