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하만 인수, 달갑잖은 경쟁업체들

"스마트카 사업 한다더니 진짜하는구나"…현대차 "자율차 진출 내심 경계"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전장(전기'전자장치) 기업인 하만(HARMAN)을 인수하자 자동차'IT업계가 모두 크게 긴장하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카 시장 진출이 머지않았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와 중소 규모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점한 삼성전자가 차량용 AV(오디오'비디오) 시스템 1위 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것은 경쟁사들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12월 전장사업팀도 신설했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숨에 스마트카 전장 부문의 메이저 업체가 되고자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하만에 한국 자본이 투입되는 것이 양측 협력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만의 전장 제품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현대기아차에 꾸준히 투입되고 있다.

카오디오 시스템은 차량 개발 단계에서부터 동시에 개발되는 만큼 중간에 임의로 바꾸지 못한다. 그런 만큼 인수가 결정됐다고 해서 거래가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삼성이 스마트카, 자율주행차 사업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점을 내심 경계하는 눈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그동안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다면서도 일부 벤처회사만 인수하는 등 크지 않은 규모로 움직였다. 그런데 이번에 하만을 인수하는 걸 보니 '진짜 하는구나, (자동차 사업에) 완전히 뛰어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하만은 오디오'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제품 위주인 데 반해 우리는 지능형안전시스템(ADAS) 등 메카트로닉스(구동) 중심의 전장사업이 중심"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경쟁구도가 재편되는 만큼 우리도 전장 분야를 선도하고자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삼성-하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LG전자는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스템 부문에서 올해 3분기 누적 점유율 22%로 글로벌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의 차량 전장부품 담당인 VC사업본부의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과 전기차 부품사업은 해당 사업본부의 양대 축을 이룬다.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하만은 10%의 점유율로 LG를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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