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물산업 클러스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연구원 나달성 씨는 2020년 3월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상하수도협회 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오후 2시 KTX를 예매하고 오후 1시 10분쯤 사무실을 나섰다. 나 씨가 간 곳은 서대구 KTX역.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서울에 가려면 최소한 낮 12시 30분엔 사무실에서 나와 동대구역으로 가야 했지만 지금은 신설된 서대구 KTX역 덕분에 이동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나 씨는 "동대구역까지 가야 하는 시간을 줄인 덕분에 점심도 여유 있게 먹고, 회의 자료를 좀 더 꼼꼼히 살펴볼 수도 있었다"고 좋아했다.
대구가 철도망 확대를 통해 지역균형발전 및 경제 활성화를 꾀한다. 대구권 광역철도망 구축을 비롯한 서대구 KTX역 건설 및 서대구~대구국가산단을 잇는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에도 힘을 쏟으면서 대구 철도 지형뿐 아니라 지역민 삶의 질 향상, 나아가 경제 판도까지 달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구권 광역철도망과 서대구역 건설로 대구 동부지역에 치우쳐 있던 철도망이 서'남부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지역 동서 균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권 광역철도
대구와 경북의 숙원사업인 구미~대구~경산(61.8㎞)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 건설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2007년 4월 정부에 건의한 뒤 지난해 7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고, 올해 국비 168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이달 23일 마침내 기본계획이 고시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시는 내년도 사업예산 국비 178억원과 시비 70억원을 확보, 기본계획과 설계를 거쳐 내년 4월쯤 공사를 들어갈 계획이다.
이 사업은 경부선을 중심으로 구미시, 경산시, 칠곡군 등으로 광역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승용차에서 철도 중심으로 교통수단을 전환하기 위해 추진됐다. KTX 2단계 도심구간 건설이 마무리되면서 발생하는 기존 경부선의 여유 용량을 활용하는 것이 이 사업의 특징이다. 새로운 노선을 건설하지 않고, 기존 노선을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의 광역철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권 광역철도 건설 사업은 총사업비 1천197억원(국비 762억원, 지방비 435억원)을 들여 구미에서 왜관, 서대구, 동대구를 거쳐 경산까지 9개 역(기존역 5곳, 신설역 4곳)을 통과하는 총연장 61.8㎞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시는 이달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간 뒤 내년 4월 착공해 2019년, 늦어도 2020년에는 개통할 계획이다.
시는 대구권 광역철도가 개통되면 인근 경북지역과의 연계성 강화로 지역균형발전과 광역경제권 확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인근 경북지역과 마산, 창원 등 경남지역과의 교통'물류 교류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대구 KTX역
KTX 및 일반 열차가 정차하는 서대구 KTX역이 건설되면 포화 상태에 이른 동대구역 이용객이 분산돼 교통 혼잡 완화는 물론 국내외 바이어들의 국가산단 등 산업단지 방문 접근성도 좋아져 기업 활동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서대구역이 대구의 새로운 교통요충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서'남부지역엔 서대구'염색'성서산업단지'3공단, 달성 1'2차 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국가산업단지 등 대구지역 전체 산업단지의 85%가 밀집해 있지만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역은 동대구역밖에 없어 철도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2013년 서대구 KTX역 설치를 건의하는 등 본격적인 건설 유치에 나섰고, 지난해 시행계획 승인에 이어 기본설계 용역 및 건설협약을 체결하는 결실을 얻었다.
시는 서구 북비산로 일대 옛 서대구화물역 11만9천699㎡ 부지에 433억원(국비 138억원, 시비 295억원)을 들여 올해 기본설계, 내년 실시설계를 마무리 짓고 착공해 2019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서대구 KTX역이 개통하면 KTX가 서울발 11차례, 수서발 10차례 등 총 21차례 정차하게 된다.
시는 서대구 KTX역이 들어서면 서대구역 주변 개발이 촉진되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광역철도와 연계해 서대구복합환승센터가 건립될 경우 환승시설, 백화점 등 핵심 집객 앵커시설이 조성돼 인근 지역으로 문화 및 상업시설이 급속도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산업선 철도
서대구 KTX역과 대구국가산단을 연결하는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총 34.2㎞ 구간에 7개 역을 만들 예정인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에는 사업비는 1조1천72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는 2015년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 사업을 국토교통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신청한 데 이어 올 6월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대구산업선을 신규 사업으로 반영시켰고, 현재 예타 진행 중이다. 시는 예타를 통과하면 내년 3월쯤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에 나서 2024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산업선이 개통되면 여객 69차례, 화물 3차례 등 일반 철도가 운행될 예정이다. 시는 대구산업선 철도의 생산유발 효과는 1조9천915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2조2천억원, 취업유발 효과는 1만9천9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는 대구산업선 철도가 건설되면 국가산단 접근성이 좋아져 출퇴근 및 물류 이동 등 국가산단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구미~대구~경산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 및 대구도시철도 1'2호선과 연결되면 대구 도심과의 접근성뿐 아니라 경북의 구미, 경산 등 산업도시와도 이어져 광역경제권 강화는 물론 대구경북 상생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광주 간 철도
대구~광주 철도 건설 사업은 총사업비 4조8천987억원을 들여 대구~고령~해인사~거창~함양~남원~순창~담양~광주를 잇는 총 191㎞ 구간에 단선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영호남 철도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통한 동서화합이 촉진되고, 동서 간 지역 산업의 연계로 남부권 경제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당시 추가 검토대상으로 분류된 뒤 지난해 5월 대구시와 광주시가 함께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고, 추가 검토사업에 지정됐다. 시는 내년 상반기에 관련 지방자치단체 추진협의체를 구성하고, 광주시와 함께 선거공약 반영, 중앙부처 건의, 지역 국회의원 협조 등을 통해 철도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대구~광주 철도가 건설되면 동서 간 접근성이 1시간 내로 획기적으로 개선돼 영호남 화합은 물론 국가경제발전 지형도도 바뀌고, 국가균형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종길 대구시 건설교통국장은 "이들 철도망을 대구 도심권 도시철도 1'3호선, 구미, 경산, 칠곡지역 시내버스, 셔틀버스 운행 등과도 연계해 완벽한 광역교통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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