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교사들 모여 결성…현재 25명 활동
병원·공원·지하철 역 등 매월 작은 음악회
행복의 완성은 내 것을 채우는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채우는 일이라고 한다. '팬플루트'를 연주하면 행복해지고, 타인을 위해 연주할 때에 더 행복해진다는 '목(木)소리 동호회' 회원들은 아름다운 음악의 길로 여행을 하는 중이다.
김애경(68·대구 중구 삼덕동) 회장은 팬플루트 자랑으로 입을 열었다. "'木소리'는 '나무 소리'를 말합니다. 다른 악기도 나무로 만든 경우가 많지만 팬플루트는 순수 나무로 만든 악기이고,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냅니다. 저는 음악대학에 가려다 꿈을 접고 교대를 택했지요. 퇴직을 하고 나서야 제 꿈을 조금이나마 펼칠 수 있었습니다. 노인대학에서 가요와 오카리나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색다른 선율의 악기를 보며 묘한 마력을 느꼈습니다. 그것이 바로 팬플루트였습니다. 고마운 것은 남편의 격려입니다. 잘한다는 칭찬과 '어제보다 낫다'며 지지해 준답니다."
동호회 연습실은 삼덕동, 대구도시철도 2호선 경대병원역 부근이다. 3년 전 퇴직교사 서너 분이 주축이 되어 모임을 결성했다고 한다. 더 나은 연주로 격을 높이기 위해 팬플루티스트 손방원 씨를 모셔 지도를 받고 있다. 퇴직한 여교사들이 주를 이루는 동호회는 현재 25명이 활동하고 있다.
팬플루트는 길이, 즉 음높이가 다른 여러 대의 세로 피리인 플루트를 평평하게 늘어놓은 것으로 파이프 오르간의 가장 오랜 조상으로 볼 수 있다. 색소폰, 우쿨렐레 등은 보급이 왕성하지만 팬플루트는 단기간에 기량을 발휘하기가 힘들어 아직 연주자가 드문 게 현실이다. 손방원 씨는 지난해부터 팬플루트 대중화를 위해 무료 강좌를 하고 있다. 또 '木소리 팬플루트' 동호회 연습실에 '한국 팬플루트 아카데미'를 개설, 자격증 지도도 하고 있다.
木소리 동호회원은 매월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다. 강창교, 수변공원, 경주보문단지, 경대병원역 등에서 공연을 하며 봉사 활동에도 열심이다. 파티마병원, 한패밀리병원, 장애인합창제에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7~15명 정도로 한 팀을 이루며 독주를 하기도 한다. 병원 봉사 연주 중에 환자분들께 마이크를 돌려 노래를 시키면 그렇게 호응이 좋을 수가 없고, 연주자와 관객이 한마음 공연을 하게 된단다. 올 상반기에는 수성아트피아에서 연주회를 열었고, 이달에는 '동고동락'종합발표회와 대구혁신도시에서 공연이 잡혀 있다.
'외로운 양치기' 연주를 들으니 가슴이 서늘해진다. 악기에서 자연의 바람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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