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한민국 국보 328건 시대순으로 총정리…『국보 역사로 읽고 보다』

국보 역사로 읽고 보다/도재기 지음/이야기가 있는 집 펴냄.

2016년 9월 현재 한국의 국보는 328건이다. 제1호 숭례문부터 제319호 동의보감까지 지정돼 있다. 국보 지정번호는 319호까지이지만 한 지정번호 속에 여러 건의 문화재가 포함된 경우가 있어 총 국보 건수는 328건이다. 가령 동의보감은 제319-1호~3호까지, 조선왕조실록은 제151-1호~4호까지 있다.

이렇게 국보 지정 연번은 319호까지이지만 실제 건수는 330건이었다. 그러나 국보 제274호, 제278호는 국보로 지정되었다가 가짜로 드러나 취소되거나, 가치 평가에서 보물로 재지정되면서 번호만 남아 있는 상태다. 영구결번인 것이다. 그래서 총 국보 건수는 328건이다.

(물론 국보를 지정 건수가 아니라 유물 한 점 한 점으로 따진다면 이보다 훨씬 많다. 가령 불국사 석가탑에서 나온 유물들을 '불국사 삼층 석탑 사리장엄구'라는 이름으로 국보 제126호로 지정하고 있지만, 이 안에서 나온 유물 점수는 청동거울, 구슬 등 20여 점에 이른다.)

이 책은 대한민국 국보 328건을 모두 담고 있다. 역사 흐름에 따라, 시대순으로 정리해 328건 각각의 가치와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역사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문화재 전반에 대한 이해를 선사한다. 지정번호와 상관없이 시대순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시대 흐름 속에서 해당 국보의 진면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보는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상징하고 대표한다.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는 물론이고 앞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과 시대상까지 오롯이 담고 있다. 역사의 보물창고이자 정보창고인 것이다.

400여 컷의 풍부한 이미지 자료를 담고 있다. 가장 오래된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의 경우 현장의 전경 사진을 실었다. 그런데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나 동물, 사람의 모습은 사진으로 보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많이 훼손되어 그림들이 희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반구대 암각화 탁본을 곁들여 그 이미지를 훨씬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각 시대 국보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국보 연표'도 만들어 첨가했다. 역사 연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한국의 주요 국보들을 제작, 조성한 시기에 따라 정리한 국보 연표를 접하기는 어렵다. 국보 연표는 우리나라 국보와 역사를 좀 더 큰 틀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문화재와 역사를 둘러싼 최근의 이슈에 대한 핵심 내용과 그동안의 경과, 향후 전망도 곁들였다. 가령 국보 제1호를 둘러싼 논쟁이 대표적이다. 국보 1호인 숭례문에 대한 자격 시비가 일고, 일부 시민단체는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 간송미술관 소장)을 국보 1호로 지정해야 한다며, 국회청원까지 한 상태다. 이에 대한 논쟁을 정리하고, 현재 검토되고 있는 방안들의 장단점까지 분석하고 있다.

또 근현대사 격동기에 해외로 빠져나간 우리나라 문화재의 유출 경위와 해외 소재 주요 문화재, 환수 상황, 환수를 둘러싼 여러 가지 논쟁점도 살피고 있다. 2016년 9월 현재 해외로 유출된 한국 문화재는 16만7천900여 점에 이른다.

사실 문화재 환수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돌려받으려는 빼앗긴 자와, 돌려주지 않으려는 빼앗은 자 사이의 치열한 '문화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문화재 환수 전쟁 상황과 더불어 문화재 환수를 둘러싼 국제적인 협약 상황, 그리고 그 허실도 짚고 있다. 이렇게 해서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돼 있다. 지은이 도재기는 경북 예천출신으로, 경향신문 문화부에서 오래 근무했다. 현재 문화재와 미술 담당 선임기자로 있다. 639쪽, 2만7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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