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인 최순실 씨에게 공무상 비밀을 넘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최 씨와 통화할 때 사용한 휴대전화 중에는 스마트폰이 아닌 2세대(2G) 폴더폰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마트폰이 이미 대중화된 상황에서 노인과 학생들이 주로 사용해 '효도폰', '고딩폰'으로 통하는 폴더폰을 정 전 비서관이 쓴 것은 스마트폰의 해킹 우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2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 증거자료인 '정호성 녹음파일'은 모두 236개로, 정 전 비서관의 스마트폰 1대와 폴더폰 1대에 저장돼 있었다.
이들 휴대전화는 검찰이 지난 10월 29일 정 전 비서관의 자택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8대 가운데 일부다. 정호성 녹음파일이 담긴 접이식 폴더폰의 기종은 삼성전자의 'SHC-Z160S'로 알려졌다. 이 휴대전화에는 정 전 비서관과 최순실 씨, 정 전 비서관과 박근혜 대통령의 통화 녹음파일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손 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에 비하면 기능이 극히 단순해 널리 인기가 있는 기종은 아니다. 스마트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이 주로 쓰는 편이다. 초'중'고교생의 스마트폰 중독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이 휴대전화를 사주기도 한다.
정 전 비서관이 스마트폰에 비하면 여러모로 불편한 폴더폰을 사용한 것은 보안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선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해킹 우려가 크다. 특히, 정 전 비서관과 같이 국가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요직에 있는 공직자는 해커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정보당국 요원들 가운데 2G 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도 최근 전화번호 노출로 휴대전화를 바꿀 때까지 20년 넘게 2G 폰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이 사용한 휴대전화 중 상당수는 본인 명의가 아닌 다른 이의 명의로 된 '대포폰'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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