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우택 "비대위원장은 비주류" 분당 일단 모면

탄핵 찬성표 던진 중도 노선 당선 직후 화합 제스처 취해 친박 지도부 2선 후퇴도 유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당선된 정우택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사진 왼쪽).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당선된 정우택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사진 왼쪽).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의 승리였다. 분당 위기 속의 새누리당을 이끌 차기 원내지도부로 친박계가 내세운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선출됐다.

친박계가 선거에서 이겼지만 비박계 후보인 나경원'김세연 의원을 7표 차이로 어렵게 이긴 데다 정 원내대표가 당선 직후 "비대위원장은 비주류 추천 인사로 하겠다"는 화합 제스처를 취하고 있어 탈당까지 고심했던 비박계도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전 치러진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 압승은 없었다. 128명 의원 중 119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정우택'이현재 후보는 62표, 나경원'김세연 후보는 55표를 얻었다. 7표에 승리가 친박계로 넘어간 셈이다.

만약 이날 불참자 9명이 모두 투표했다면 비박계가 웃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불참자는 김재경'이은재'여상규'김종석'김규환'김정훈'김선동'정태옥'배덕광 의원으로 배 의원을 제외한 8명이 비박 또는 중도로 분류된다. 비박계에서 "확실한 우리 편 5명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며 아쉬워하는 이유다.

비박계는 의총 직후 따로 점심을 먹으며 선거 패인을 분석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무성 전 대표와 강석호'이종구'정양석 의원 등 10여 명이 자리했고, 나경원 의원도 뒤늦게 합류했다. 유승민 의원과 김세연 의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비박계에서는 정 원내대표 당선이 최악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 중에서도 계파색이 옅은 데다 과거 의원총회에서 "친박은 다 나가라"며 친박의 지나친 횡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은 그쪽(비주류)에서 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비대위 로드맵을 내놨고, "친박 쪽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스스로 입장을 취해주실 것"이라며 친박 핵심들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오는 21일 총사퇴 의사를 밝힌 이정현 지도부가 정 원내대표 당선 뒤 바로 물러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또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져 강성 친박으로 보기 어렵다. 비박계 핵심 중진 의원은 16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는 몇몇 친박 최고위원들처럼 무지막지한 친박이 아니다. 우리가 지기는 했지만 과거와 다르다. 정 원내대표와 소통이 가능하니 희망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비박계인 김영우 의원도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비주류가 이름은 비상시국회의라고 해놓고 친박 5적, 8적이니 했으니 이것도 구태가 아니었는지 자문해본다"고 반성했다. 정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친박과 비박 모두 한 걸음씩 물러나면서 분당 직전까지 내몰렸던 새누리당이 화합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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