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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 3시간 거리서 1시간 생활권…내륙∼해안 균형발전 잇는다

상주 낙동JCT 상공에서 바라본 상주~영덕 고속도로.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상대적으로 낙후한 경북 동북부 지역의 교통 접근성 향상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매일신문 DB
상주 낙동JCT 상공에서 바라본 상주~영덕 고속도로.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상대적으로 낙후한 경북 동북부 지역의 교통 접근성 향상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매일신문 DB

경상북도를 동서로 연결하는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23일 오후 개통(6시부터 통행 가능)한다. 경북도는 사업비 2조7천500억원을 투입해 착공 7년 만에 왕복 4차로, 총연장 107.6㎞의 상주~영덕 고속도로를 준공했다. 이로써 당진~대전~세종~상주~영덕을 잇는 동서 4축 고속도로 시대가 본격 개막한다.

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상대적으로 낙후한 경북 동북부는 지역 경제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3시간 이상 걸리던 상주~영덕 이동 시간이 1시간 이내로 빨라지면서 지역균형발전의 촉매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특히 나들목이 들어서는 상주, 영양, 청송, 안동, 의성, 영덕 등 경북 동북부 6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뛰어난 자연환경 및 문화유적을 바탕으로 관광'레저산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또 물류비용 절감과 접근성 개선에 따라 지역 농축산업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육성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주

이번 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전국에서 가장 많은 5곳의 나들목을 보유해 명실공히 국토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구축하게 됐다.

현재 상주'북상주'남상주'화서 등 4곳에 이어 낙동면 구잠리 일대에 동상주 나들목까지 추가로 들어서면서 동'서'남'북 전국 각지의 접근성이 한결 좋아졌다. 신도청으로 가는 길이 더욱 짧아졌을 뿐 아니라 관광 상주의 접근성 향상과 기업유치, 물류비용 절감 등에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상주 나들목이 들어서는 곳은 상주보와 9㎞쯤 떨어진 곳으로 상주시가 추진하는 낙동강관광벨트 사업의 한복판에 해당한다. 동상주 나들목을 중심으로 낙동강 700리 중에서 가장 수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주보 인근 경천대와 경천섬, 상주국제승마장이 있다. 또 낙동강자전거이야기촌, 밀리터리 테마파크, 상주보'낙단보 수상레저센터, 낙동강 캠핑장 및 낙동강 물놀이장 등이 현재 개장했거나 건립 중에 있다.

이정백 상주시장은 "문화관광산업을 비롯해 귀농귀촌 등의 특수 시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며 "인구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양'청송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지나는 청송 진보면 신촌리에 '동청송'영양 나들목'이 들어선다. 이에 따라 교통오지, 육지 속의 섬 영양과 청송이 마침내 고속도로 시대를 맞게 된다.

영양은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지정된 '수하 국제밤하늘보호공원' 등 청정자원을 활용한 웰빙'힐링 관광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동안 영양군은 '석보 두들마을 및 음식디미방 관광자원화 사업' '일월 주실마을 조성' '수하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조성' 등 각종 관광 인프라 개발 사업을 꾸준히 해왔다.

고속도로 설계상 애초에는 영양나들목이 빠져 있었지만, 권영택 영양군수를 비롯해 영양군민들이 수차례 중앙정부와 정치권을 찾아 나들목 필요성을 설득,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나들목과 영양읍을 연결하는 신촌~석보 답곡리(3㎞) 지방도 920호선 건설은 현재 설계 마무리 단계다. 이 도로를 준공하면 답곡리와 소계터널을 잇는 기존 도로를 통해 영양읍내와 20분 내에 연결할 수 있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져 음식디미방 관광자원화와 수하밤하늘보호공원 등 영양이 지닌 우수한 관광자원 활성화와 이를 통한 지역 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송 역시 관광객맞이로 분주하다.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대명리조트가 내년 6, 7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들 관광객 수요가 이전과는 아주 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송은 주왕산과 주산지 등지에 연간 15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인구 2만6천 명의 아주 작은 산촌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전한 덕에 경북 어느 곳보다 많은 관광객 수요가 있다. 대형 리조트가 갖춰지고 고속도로까지 개통하면 지금보다 2, 3배 많은 관광객이 청송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송군은 리조트 이외에 숙박시설을 늘리려고 농촌형 민박이나 한옥 펜션 등을 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또한 청송 특유의 토속음식을 개발, 정비하고 있다. 매년 청송사과축제 등을 통해 향토음식경연대회를 열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 개발에 지혜를 모으고 있다.

체류형 관광을 위해 야간 볼거리 확충에도 힘을 쓰고 있다, 현비암과 진보 객주시장 등의 구조물에 주제가 있는 3D 입체영상물을 상영하는 이른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공연을 개발했다.

◆안동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사통팔달 교통망을 완성했다. 내륙과 해안을 연결하는 중심 지역에 위치한 안동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는 경북도청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하회마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다양한 관광 인프라 구축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 우병식 도시건설국장은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국도, 철도 교통망까지 속속 확충하고 있다. 북부의 환경과 특성 등을 고려한 바이오'백신 산업, 문화ICT융합, 농생명 산업 등 신산업 거점 육성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횟집 등 도심 상권들은 한층 가까워진 영덕으로 손님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안동시가 지난 10월 200억원을 들여 문을 연 안동 수산물도매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산물도매시장은 연면적 5천31㎡, 지상 2층 규모로, 도소매점과 활어도소매센터, 회센터 등이 들어섰다. 유통단계 축소와 유통질서개선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의성

2개의 나들목이 들어서면서 교통환경이 몰라보게 달라진다. 단북면 정안리 서의성 나들목 경우, 의성군 서부지역의 중심지로 발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서의성나들목은 안계와 단북'단밀'다인'구천면 등과 10분 거리에 있다. 수도권은 2시간, 대구와 동해안은 1시간 이내 도착이 가능하다.

특히 의성 서부지역은 지가가 저렴한 데다 넓은 평야를 이루고 있어 물류특구 또는 대규모 물류단지로서의 개발 가능성이 크다. 서의성나들목에서 신도청 간 4차로 도로를 개설할 경우 15분 거리로 짧아져 도청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

안동과 의성 중간지대에 있는 단촌면 하와리의 북의성나들목은 문화유적이 많은 의성 동부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다. 10분 거리에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는 전국에서 신도들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옛 조문국 도읍지가 있는 금성면에도 적지 않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금성면에는 탑리 오층석탑과 조문국박물관, 공룡발자국 화석지가 있고, 춘산면에는 여름 휴양지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빙계계곡이 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은 의성의 발전을 앞당기고, 의성을 획기적으로 바꿀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영덕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동서 4축 고속도로의 동쪽 끝 지점인 영덕은 마침 본격적인 대게 철을 맞아 상주, 안동 관광객들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시간 이내의 거리라 상주나 안동에서도 저녁이나 점심을 먹으러 영덕을 다녀갈 수 있다.

영덕은 대전'충청권 관광객들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대전'충청권에서 바다를 보려면 서해안으로 가야 했다. 동해를 보기 위해 강원도나 포항에 가려면 3시간은 잡아야 했지만 이제 정동쪽으로 달리면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영덕에 도착할 수 있다.

영덕군은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강구 대게거리뿐 아니라 원조 대게마을이 있는 축산항, 한때 동해안 북부권의 중심지였던 예주지역(영해면)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덕군은 고속도로 개통에 대비해 군청 각 부서와 읍면별로 성공 전략을 준비해 왔다. 또 지역 단체들과 대대적인 관광 영덕 캠페인을 벌이고 지역별 설명회를 여는 한편 교통체증이나 주차난 등에 대한 막바지 점검을 벌이고 있다.

의성 이희대 기자 hdlee@msnet.co.kr

영양 안동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영덕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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