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이전하는 대구 신공항의 활주로 길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활주로 길이에 따라 취항할 수 있는 항공기 기종이 결정되고, 나아가 공항의 규모와 기능이 정해진다. 내륙 거점공항이 되려면 대형 항공기 취항을 위한 활주로 건설이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대구시와 경북도, 정부의 입장이 달라 활주로 길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관용 경북지사가 최근 국방부에 3.8㎞ 규모의 활주로를 건설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지사는 유럽'북미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하도록 활주로 길이를 늘여달라고 했다. 3.8㎞ 활주로를 보유하면 초대형 민간여객기인 보잉 747-400기종이 취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종은 전 세계에 1천 기 이상 취항하는 장거리 국제선의 표준으로 꼽힌다.
정부는 대구 신공항 활주로 길이를 현재 대구공항 2.75㎞에 비해 약간 늘어나는 3.2㎞ 정도로 잡고, 대구시 및 경북도와 협의를 벌여왔다. 정부는 부산지역의 반발을 의식해 신설되는 김해공항 활주로와 비슷한 길이를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대구시와 경북도는 내심 3.5~3.8㎞ 길이를 바라고 있었고,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관철시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설령 정부가 반대하더라도, 공항 설계에 활주로 확장이 가능하도록 반영할 계획이었다.
김 지사가 활주로 길이를 공론화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앞으로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활주로 길이에 대한 지역민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신공항의 사업 규모가 당초보다 커질 것"이라며 활주로 연장 및 공항 규모 확장에 대한 복안을 밝혔다.
대구 신공항은 인근 700만 주민을 수용할 수 있는 내륙 거점공항이 되어야 하며 이에 걸맞은 규모의 활주로와 터미널을 갖춰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당위성을 앞세워 3.8㎞의 활주로를 건설하라고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전 후에 활주로를 확장하거나 단계별로 확장하겠다는 꼼수는 지역민의 자존심만 상하게 할 뿐이다. 신공항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대형 여객기 취항을 위한 활주로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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