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효행상을 준다고 하니 너무 부끄럽습니다."
지난달 29일 청송군 파천면 송강리 자신의 집 뒤편 텃밭에서 만난 하명숙(48) 씨는 재단법인 보화원(이사장 조광제)에서 효행상을 시상한 데 대해 무척 미안해 했다.
이날 하 씨는 90세 시모와 함께 텃밭에서 자갈을 골라내고 있었다. 하 씨가 시모의 귀에 얼굴을 갖다대며 큰 소리로 "어무이 오래 사시라고 기자님이 취재하러 오셨니더"라고 했다. 기자의 얼굴을 본 하 씨의 시모는 "우리 며느리 진짜 잘하니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 씨는 "고생하신다며 방에 계시라고 해도 본인이 한사코 나가신다고 해서 이렇게 같이 일해 드린다"며 "오늘은 그래도 다행히 밭에 일이 없어서 같이 있어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출신인 하 씨는 남편 황영식 씨와 대구에서 신혼살림을 꾸려 살다가 1998년 IMF 여파로 그해 남편의 고향인 청송으로 귀향하게 됐다. 그들 부부는 신혼 초 워낙 시댁의 살림이 어려워 시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고 인근 초등학교 사택을 빌려 쌍둥이 형제를 키웠다. 변변하게 농사지을 땅이 없어 남들도 쉽게 쓰지 않았던 자갈밭이나 몇 해 묵은 밭을 빌려 개간해 고추와 담배농사를 지으며 알뜰하게 살았다. 하 씨 부부는 매년 수확한 작물 등을 팔아 저축했고 지금 사는 집을 손수 지어 시부모를 모시게 됐다. 몇 해 전 1만2천㎡(3천300평) 면적의 과수원도 장만했다.
하 씨는 "시부모님과 따로 떨어져 살다가 내 집을 짓고 함께 사는 것이 정말 꿈만 같았다"며 "이 집이 올해 25년 됐고 시부님은 4년 전에 92세의 연세로 먼 길을 떠나셨다. 살림이 조금 나아지고 조금 더 효도하고 싶었는데 너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하 씨는 잊지 않고 시모에게 하는 것이 '목욕'과 '외식'이다.
그는 "워낙 시모님이 깔끔하신데 목욕은 기운이 없으셔서 제가 주기적으로 해 드린다"며 "어제도 고기 드시고 싶다고 해서 외식을 했는데 아주 잘 드셔서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늘 지금처럼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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