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함께 입었다. 모두 좌완 에이스로 불리며 삼성이 왕조를 구축하는 데 앞장섰다. 삼성 장원삼(34)과 LG 트윈스 차우찬(30)의 얘기다. 4일 서울 잠실구장에 열린 삼성과 LG의 경기는 이들의 선발 맞대결로 화제를 모았다. 이날 삼성이 0대11로 패하면서 차우찬이 웃었다.
지난해는 장원삼에게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이었다. 시즌 내내 오락가락하는 투구로 5승 8패, 평균자책점 7.0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부상과 구위 저하로 고전, 불펜으로 보직을 옮겨야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불리던 그로선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모였다.
장원삼은 겨우내 재기의 칼을 갈았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진행되는 마무리 훈련에 자진해서 참가했고 올해 초 해외 전지훈련에서도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5선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묵묵히 훈련에 임한 결과 그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 명예를 되찾지 못하면 장원삼의 남은 선수 생활도 험난해진다.
이날 장원삼의 상대는 차우찬. 장원삼이 하락세를 타는 동안 꾸준히 성장, 삼성의 좌완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삼성과의 인연은 2016시즌으로 끝났다. 지난 시즌이 종료된 뒤 차우찬은 자유계약 선수(FA) 신분이 되면서 삼성의 구애를 뿌리치고 LG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리고 2017시즌 첫 등판에서 친정팀을 만났다.
절치부심했던 장원삼은 이날 3이닝 11피안타 9실점(4자책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공의 위력이 떨어진 데다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1회말 1사 1.2루에서 유격수 강한울이 루이스 히메네스의 땅볼 타구를 놓친 것이 화근. 병살 플레이를 완성,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내지 못하며 1회말에만 6점을 빼앗겼다. 이후 장원삼의 공은 더욱 힘을 잃었다.
반면 차우찬은 위력적인 투구로 친정팀을 울렸다. 6과 1/3이닝 동안 6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속 140㎞ 중후반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등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삼성과 삼성 팬들에겐 차우찬을 놓친 게 뼈아픈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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