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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기아차, '꼼수' 리콜로는 소비자 신뢰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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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그랜저'쏘나타 등 현대'기아자동차(이하 현기차)의 5개 차종에 장착된 세타2 엔진에 결함이 발견돼 17만여 대에 리콜을 실시한다고 7일 발표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실시된 단일 리콜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세타2 엔진의 결함에 대해 거듭된 언론 보도와 문제 제기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기차의 리콜 결정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문제가 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의 경우 주행 중 시동이 꺼진다는 소비자 신고가 잇따랐다. 현대차가 세타2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47만 대를 미국에서만 리콜하고 한국에서는 결함을 숨겼다는 내용의 내부 고발도 있었다. 그러나 세타2 엔진의 구조적 결함 의혹에 대해 현기차는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미국에서의 리콜은 앨라배마 공장에서 2011~12년 생산한 쏘나타에만 해당될 뿐 한국 판매 차량과 무관하다는 주장도 폈다. 심지어 현대차는 내부 고발자를 사내보안규정 위반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해임하기도 했다.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국토부가 지난 10월 조사에 착수해 안전 운행에 위험을 주는 제작 결함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로 인해 강제 리콜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마지못해 자발적 리콜 카드를 들고나왔다는 눈총을 현기차는 받고 있다.

리콜 발표 이후에도 소비자 불신은 숙지지 않고 있다. 현기차가 "엔진에 소음 등의 문제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조치가 필요한 차량에 대해 엔진 교환을 진행할 것"이라는 단서를 단 것을 감안할 때 실제 리콜은 제한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번 리콜 대상에 2.0리터 세타2 엔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놓고서도 일부 자동차 동호회에서는 '꼼수' 리콜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기업들이 애국심 마케팅에 더 이상 기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내 최대의 완성차 메이커인 현기차가 국내시장을 대하는 태도는 그런 점에서 실망스럽다. 이번의 리콜 사태만 보더라도 여론에 떠밀려서 위기만 모면해 보겠다는 식의 대응으로는 소비자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국내 재계 서열 2위다운, 통 큰 행보를 현기차에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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