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업자, 이른바 부동산 디벨로퍼는 부동산 개발 기획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이동경(55) ㈜도원 대표는 건축을 전공한 대구 유일의 디벨로퍼로 설계 도면을 분석해 사업성과 분양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CEO로 인정받고 있다.
이 대표는 "시행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먹튀' '건달' '일확천금' 등 안 좋은 쪽으로 굳어져 있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정상적인 업무 수행과 지역사회에 이윤을 환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통해 시행사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데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이 대표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2명의 멘토가 있다. 바로 고(故) 하재명 경북대 건축학과 교수와 이홍중 화성산업 대표다. 4수 끝에 경북대 건축학과에 입학한 이 대표는 하재명 지도교수를 만나 타고난 재능을 꽃피웠다. 3학년 때 대구미술대전 건축 부문 최우수상, 4학년 땐 한국건축대전 입선에 이름을 올렸고, 졸업작품은 총장상을 받았다. 1988년 화성산업 입사 이후엔 이홍중 사장을 만나 개발 사업에 눈을 떴다. 특히 2000년 말에서 2005년 초까지 개발팀장으로 일하면서 화성산업이 대구 1등 건설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데 함께했다. 2001년엔 대구 칠곡3지구 센트럴파크, 그랜드파크 2천156가구를 동시에 분양했고 2004년엔 드림파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한날 한 자리에서 다섯 개 모델하우스를 분양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이 대표는 2005년 6월 화성산업을 퇴사하면서 본격적인 CEO의 길을 걸었다. 성원디앤씨라는 시행사를 공동 창업해 대구 달서구 월성 푸르지오 1천824가구를 분양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 2010년 주택건설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을 땐 ㈜도원을 창업해 오피스텔 사업에 도전했다. 당시 이 대표가 시행한 동대구 유성 푸르나임(825가구)은 입'출구 분리, 자주식 주차, 복층형 설계 등을 통해 대구 오피스텔의 표준을 제시했다.
보통 시행사업자는 설계사무소에서 도면을 그려주면 약간의 수정만 가한다. 이에 반해 이 대표는 수십, 수백 번을 거쳐 사업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최종 도면을 결정해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 이를 통해 이 대표는 2014년 달성군 세천리 북죽곡 현대 엠코타운(1천96가구), 2015년 경남 거제 현대 힐스테이트 1천100가구 시행 사업에도 연이어 성공했다.
지난해부턴 대구 동성로 공평주차장을 초대형 복합쇼핑시설로 개발하는 시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처음 물건을 접했을 때 도심에서 9천927㎡(3천 평) 부지를 모을 기회가 더 이상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이달 초 건축 허가가 났다"며 "9부 능선을 지나 5월 말쯤 시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에게 남은 마지막 꿈은 건축학도 본연의 이상을 펼치는 것이다. "대구의 건물이 양적 팽창을 계속하고 있지만, 질적 수준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리, 런던 등 유럽의 도시처럼 작지만 예쁘고, 경제성과 기능성을 함께 갖춘 건물을 짓고 싶습니다."
이 대표는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마을 자체가 성장할 수 있는 타운하우스가 그런 건물"이라며 "은퇴자들을 위한 적당한 타운하우스가 아니라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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